매일신문

[배창효의 채타령 스윙타령] 진실의 순간, 임팩트 ⑧

"왼 팔을 쭉 펴세요."

아마도 주말 골퍼들이 가장 많이 듣는 조언들 중 하나일 것이다. 사실 골프만큼 왼 손과 왼 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운동도 없다. 심지어 공은 왼 손으로 쳐야 하며 왼 손에 힘을 더 주고 그립을 잡아야 한다라는 말이 나오기까지 한다. 이런 조언들이 의도한 바가 궁극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니겠지만 받아들이는 골퍼들에게 엉뚱한 결과로 나타나기가 일쑤이다.

왼 팔을 펴려고 하니 왼 팔과 왼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온 몸이 경직될 수 밖에 없다. 곧이어 듣는 소리가 "어깨에 힘 빼세요" 인데 힘을 빼고 백스윙을 하면 왼 팔이 다시 구부려지고 만다. 어렵다고 불평을 해보지만 힘 빼는 데만 3년 이상 걸린다는 고수들의 답에 깨달음의 길이 멀게만 느껴진다.

실제로 왼 팔은 스윙 아크의 반지름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왼 손으로 공을 치는 것은 아니다. 왼 손은 왼 팔과 함께 그네처럼 항상 스윙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유롭게 스윙이 되기 위해서는 왼 팔이 경직되지 않고 당연히 힘이 빠져 있어야 하는데 문제는 어떻게 힘을 빼고 왼 팔을 쭉 펴는가이다. 골핑머신의 호머 켈리(Homer Kelley)는 의외로 간단한 답을 제시한다. 왼 팔은 왼 팔로 펴는 것이 아니라 오른손으로 당겨 편다는 것이다. 호주의 유명한 티칭 프로인 폴 스미스(Paul Smith)의 사진을 보면 익스텐서 액션(extensor action)이라고 불리는 이 동작을 쉽게 이해 할 수 가 있다.

왼 팔을 마치 어깨에 매달려 있는 줄(사진 1)로 생각한다면 오른손으로 그 줄을 당겨 내리지 않고는 줄이 펴질 수가 없다(사진 2). 그 상태를 유지하고 백스윙을 해보면 굳이 왼 팔에 힘을 주지 않더라도 왼 팔을 펼 수 있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가 있다(사진 3). 그렇다고 왼팔을 어깨에서 뽑아낼 정도로 당길 필요는 없다. 줄이 슬쩍 펴질 정도의 압력이면 충분하다. 이런 식으로 왼 팔에 가하는 오른손과 팔의 압력이 스윙 아크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힘이 빠져 보이는 부드러운 스윙을 가능하게 한다. 어깨, 왼팔, 그리고 클럽 샤프트까지의 구조적 안정성을 결국 오른팔이 책임을 진다는 뜻이다. "왼 팔로 스윙을 하고 오른 팔뚝으로 공을 때려라" 라는 호머 켈리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

배창효 스윙분석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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