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 인사이드)돌풍 휘몰아치는 英프리미어리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초반 이변의 돌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전통의 강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가 각각 2, 3위에 올라 있지만 '빅 4'의 일원인 아스날은 티에리 앙리 등 주전 선수들이 대거 부상당하면서 10위에 머물러 있고 다른 '빅 4'팀인 리버풀은 극심한 골 가뭄을 겪으며 15위에 자리잡고 있을 뿐이다.

돌풍의 핵심은 포츠머스와 에버튼, 레딩이다. 지난 시즌 2부리그 강등을 겨우 면한 포츠머스는 스타급 선수 영입에 성공하면서 현재 4승1무로 당당히 선두를 달리고 있다. 5경기에서 9득점, 무실점의 놀라운 기록을 보인 포츠머스는 아스날의 중앙 수비수였던 솔 캠벨과 나이지리아의 특급 스트라이커 은완코 카누를 영입, 공·수를 강화하면서 미들스브르와 위건 어슬레틱 같은 만만찮은 팀들을 각각 3대0, 4대0으로 대파해 기세등등하다.

포츠머스의 대변신이 가능했던 것은 러시아의 석유 재벌 알렉산드르 가이다막이 클럽 회장에 취임, 아낌없이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츠머스는 그래서 '제 2의 첼시'로 불리고 있다.

에버튼도 지난 시즌 잃어버렸던 다크 호스의 면모를 되살리고 있다. 2004-2005시즌에 4위를 차지, 한 차례 돌풍을 일으켰던 에버튼은 지난 시즌 평범한 성적에 그쳤으나 올 시즌 다시 초반이지만 4위에 올라서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에버튼은 리버풀을 3대0으로 완파하는 등 지난 시즌 중반까지 지리멸렬했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에버튼 돌풍의 핵심은 크리스탈 팰러스에서 영입한 특급 골잡이 앤드류 존슨의 활약. 2004-2005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1골을 터뜨렸던 존슨은 팀 이적과 함께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하면서 현재 바비 자모라(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함께 5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다 호주 국가대표인 미드필더 팀 케이힐과 수비수 필립 네빌이 좋은 활약을 펼치며 에버튼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팀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 3승2패로 6위까지 치고 올라간 레딩. 그 중심에는 두 차례 베스트 11으로 선정되며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설기현이 있다. 지난 시즌 2부리그에서 독보적인 성적으로 1위를 차지,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레딩은 지난 시즌 팀 역사상 처음 프리미어리그에 올라 돌풍을 일으킨 위건과 닮아 있다.

그러나 돌풍의 팀들이 언제까지 돌풍을 일으킬 지는 알 수 없다. 맨유, 첼시 등 강호들과 본격적인 대결을 펼치면서 회오리 바람은 언제든 소멸할 수 있다. 특히, 레딩은 주전급 선수들의 기량은 괜찮으나 선수층이 엷어 경기가 거듭될수록 체력적 부담이 커지게 될 전망이다. 설기현 역시 체력 관리가 시급한 과제이다.

레딩의 '모델'이었던 위건은 지난 시즌 중반까지 상위권에 머물다 종반으로 갈수록 힘이 빠지면서 중위권으로 내려앉았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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