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건설노조원 복귀 줄이어

…파업전선 붕괴(?)

파업 중인 포항지역건설노조원들의 포스코 포항제철소 현장 복귀가 줄을 이어 파업전선이 붕괴직전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와 포스코건설, 포항전문건설협의회에 따르면 19일 오전 현재 노조원 1천240명이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노조원까지 합하면 2천974명으로, 공사 물량이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포스코내 현장은 파업 전 인력 공급수준 정도로 회복됐다. 이에 따라 각 공사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평소 400~500여 명 정도였던 노조원 출근이 이날 급증한 것은 건설노조의 18일 포항체육관 임시총회에서도 이미 예견됐다. 토목분회 소속 노조원 100여 명이 '8시간 근무와 토목노조 인정 등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단상을 점거해 오후 3시 열릴 예정이었던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자체를 막았다. 이에 김진배 비상대책위원장은 "예상되는 노조원들의 복귀를 막을 길이 없다. 노조원 없는 지도부가 무슨 필요가 있나. 토목부분 협상은 앞장서 계속 진행하겠으니 노조원들 스스로 현장으로 돌아가기 전에 우선 찬반투표를 통해 조합원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며 설득, 지도부 자체가 조합원의 무더기 현장 복귀를 기정 사실화하기도 했다.

포항지역건설노조의 한 간부는 "포스코 본사 점거 당시 몇몇 조합원이 이탈하기 시작하자 전선이 순식간에 무너진 것과 같이 이런 식이라면 20일엔 노조원들의 현장 복귀가 거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특히 일용직인 건설노조의 특성상 복귀가 늦어지면 현장에서 일할 기회마저 잃게 돼 줄을 이을 수밖에 없다는 것.

건설노조비상대책위는 이에 따라 19일 오전 8시부터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노조원 복귀 부분과 찬반투표 실시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나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했다. 또 포항지역건설 노사는 오전 10시부터 포항노동지청에서 전날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토목부분 교섭을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김진배 비상대책위원장 등 노조 측 교섭단과 사측 토목회사 대표들은 18일 오후 8시부터 19일 새벽 2시까지 포항노동지청에서 토목분회 임단협을 벌였으나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노조의 임금인상과 8시간 근무 요구 등에 대해 "더 이상 어떻게 해줄 여력도 없다."며 거부했다.

한편 포항지역건설노조는 주말이었던 지난 16일과 17일 노사간 물밑협상을 통해 마련된 새 잠정합의안에 대해 18일 오후 3시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토목분회 소속 노조원들이 투표장을 점거하며 실력저지에 나서 무산됐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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