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은 어제 大邱(대구) 법원을 초도순시한 자리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1960년 이후 법정에서 노래를 부르고 신발을 벗어 던지던 사람들이 정치권에 진입해서 지금 국정을 움직이고 있다. 그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법원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대부분 청렴하며 문제가 된 사람이 한두 명이라고 생각하는데, 국민은 법원은 썩었고 한두 명이 수면 위로 부각된 것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법원장의 發言(발언)에서 나타난 현실인식은 비교적 정확하다. 法曹(법조)비리를 빙산의 일각으로 생각하는 국민의 정서를 잘 읽고 있다. 국정을 좌우하는 정치인들의 성향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당한 판결을 반성하는 한편으로 법정을 소란통으로 만든 사람들에게 무력했던 과거도 자성해야 한다. 그런 정치인 등쌀을 이겨내고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기 위한 각오도 남달라야 할 것이다.
대법원장의 발언은 항상 국민을 향해 있다. 내부를 향한 자성의 목소리가 기조를 이루고 있으나 국민에게 호소하고 同意(동의)를 구하려는 발언으로 들린다. "판사들이 아무런 생각 없이 영장을 발부한다"는 발언은 국민들에게 일시적으로 통쾌감을 주기까지 한다.
국민은 대법원장의 인식을 共有(공유)한다. 그러면 이제 그의 인식, 국민의 인식에 기초한 제도개선 또는 改革(개혁) 노력이 얼마나 진척되고 있는지를 평가할 때다. 취임 1년이 지났다. 법조비리 대국민 사과문 등에서 밝힌 법조 비리 추방과 영장발부 개선 방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할 때다.
대법원장의 잦은 직설적인 발언이 혹시라도 국민의 감정에 便乘(편승)한 실속 없는 포퓰리즘으로 해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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