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제우주정거장서 유독물질 누출…'비상사태' 선포

지구 상공 341㎞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18일 유독물질 누출사고가 일어나 ISS 사상 최초의 비상사태가 선포되기까지 했으나 곧 상황이 수습되고 승무원들은 안정을 되찾았다고 미항공우주국(NASA) 관계자들이 밝혔다.

러시아인 선장 파벨 비노그라도프와 미국인 엔지니어 제프 윌리엄스는 이날 오후 8시 20분쯤 러시아 쪽 칸에서 연기와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을 발견, 자국 지상 관제소에 연락했으며 관제소는 통신위성망 우선 사용권을 확보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NASA의 ISS 책임자인 마이크 서프렌디니는 화재는 없었으며 승무원들이 위험한 상황까지 가지는 않았다고 밝히고 이들이 방독면과 장갑을 착용하고 유독물질을 수건으로 닦아낸 뒤 숯 여과장치로 공기 중에서 유독물질을 걸러 제거했다고 밝혔다.

그는 승무원들이 연기 확산을 막기 위해 환기장치를 끄고 적절한 행동을 했다면서 승무원들에게 ISS 탈출 지시를 내릴 단계 가까이 가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노그라도프는 상황 발생 3시간 후 러시아 측 관제소와의 교신에서 승무원들이 상당히 불안해했다면서 연기는 산소발생기가 과열되면서 배터리의 수산화칼륨 성분이 새어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관제소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제 엘렉트론 산소발생기를 재가동시킨 지 19분 만에 고무 타는 냄새와 가벼운 연기가 나서 산소발생기를 껐으며 NASA 관제소의 지시에 따라 비상벨을 눌러 환기장치가 자동차단됐다고 밝혔다.

수산화칼륨은 심각한 화상을 입힐 수 있지만 냄새는 없기 때문에 냄새는 아마도 패킹이 타는 냄새였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정했다.

엘렉트론은 전에도 종종 고장 난 적이 있으며 지난 6월엔 우주 유영 작업으로 외부 환기용 밸브를 교체하기도 했으나 이날 다시 문제를 일으켰다.

ISS는 20일 임무 교대할 2명의 새 승무원과 최초의 여성 우주관광객을 태운 소유즈 우주왕복선을 맞을 예정인데 이 사고로 계획에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고 서프렌디니는 말했다.

한편, 러시아 우주선 '소유즈-TMA'는 18일 오전 8시 9분(이하 모스크바 현지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됐다고 러시아 연방우주청이 밝혔다. 소유즈에는 이란계 미국인 여성 우주관광객인 아누셰흐 안사리(39)와 함께 2명의 우주인인 미하일 튜린(러시아)과 마이클 로페스-알레그리아(미국)가 탑승했다. 2명의 우주인은 지난 4월부터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체류해온 파벨 비노그라도프, 제프 윌리엄스와 임무를 교대한 뒤 잔류하는 독일인 토머스 라이터와 함께 ISS에 6개월 동안 머물게 된다. 소유즈-TMA는 발사한 지 48시간 뒤인 20일 오전 9시 24분에 ISS에 도킹하게 되며, 안사리는 오는 29일 지구로 귀환할 예정이다.

휴스턴·모스크바AP연합뉴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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