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주인들 비상탈출 어떻게 하나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18일 일어난 유독가스 누출사고는 30분안에 수습됐지만 상황이 더 악화됐을 경우 승무원들은 어떻게 피신할 수 있을까.

이런 경우에 대비해 ISS에는 항상 비상 탈출용 우주왕복선 소유스가 연결돼 있어 ISS를 버리고 떠나야 할 상황이 되면 승무원들은 소유스를 타고 지구로 돌아오게 된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ISS는 이틀 뒤 임무 교대할 2명의 새 승무원과 최초의 여성 우주관광객을 태운 또 다른 소유스 호를 맞을 예정이다. 만일 ISS 승무원들이 비상탈출용 소유스를 타고 떠나 버리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ISS를 찾아가던 다른 소유스호는 일정을 포기하고 카자흐스탄 우주기지로 돌아와야만 한다.

우주 왕복선에 문제가 생길 경우엔 ISS가 피난처가 된다.

17일까지 ISS에 머물렀던 미국 우주왕복선 애틀랜티스호 승무원들은 도킹을 풀고 ISS로부터 130㎞ 거리의 궤도에 이틀간 머무를 예정이어서 만일 애틀랜티스에 무슨 일이 생길 경우 ISS로 돌아오게 되고 다른 왕복선이 구하러 올 때까지 그 곳에 머무르게 된다.

그러나 이들이 머무를 우주 정거장이 없어진다면?

이런 상황은 NASA 관계자들이 상상하기도 싫어하는 것이지만 20세기 최고의 과학기기이자 우주왕복선 계획의 최대 성과로 불리는 허블 우주망원경 수리를 위해 우주선을 보낼 경우엔 반드시 고려해야 할 문제다.

NASA의 왕복선 계획 책임자 웨인 헤일은 지구 상공 610㎞에 위치한 허블 우주망원경을 정비하기 위해 우주선을 보낼 때는 두 대를 나란히 보내고 지상 발사대에도 비상용으로 한 대를 대기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계획은 10월이 돼야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한편 러시아와 미국의 우주계획 역사를 보면 18일 ISS 사고보다 더 아슬아슬한 사고들도 많았다.

1997년 6월25일에는 러시아 우주정거장 미르와 도킹을 시도하던 무인 화물선이 미르에 충돌해 기내 기압이 떨어지는 바람에 밀폐되는 일이 있었고 이보다 4개월 전인 2월23일엔 산소 발생 점화장치에서 화재가 일어나 승무원들이 방독면을 착용해야 했다.

1983년 9월26일엔 러시아 우주왕복선 소유스 로켓이 발사 수초 전 화재가 나 승무원들이 비상탈출탑으로 탈출해야만 했다. 승무원들은 타박상을 입었지만 무사했다.

1975년 4월5일 발사된 소유스호의 캡슐이 3번째 로켓으로부터 분리되지 않는 바람에 승무원 2명은 중국 부근에 불시착했다.

1971년 6월16일 최초의 러시아 우주정거장 살류트 1호의 전선에서 불이 나 승무원들이 비상탈출용 소유스호로 피신했다. 이들은 정거장으로 돌아갔으나 지구 귀환 도중 기내 압력 누출로 사망했다.

1970년 4월13일 미국의 아폴로 13호가 세번째 달 착륙을 시도하던 중 서비스 모듈이 폭발하는 바람에 착륙을 포기하고 간신히 지구로 돌아왔다.

1966년 3월17일 제미니 8호는 추진체가 고장을 일으키는 바람에 캡슐이 걷잡을 수 없이 회전하는 위험에 처했으나 닐 암스트롱 선장의 침착한 대처로 위기를 벗어나 무인 우주선과 사상 최초의 우주 도킹에 성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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