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에 멧돼지 40마리 이상 서식…첫 실태조사 결과

최근 대구 근교 야산과 논밭에 출몰하고 있는 멧돼지들은 적어도 40마리 이상이며 팔공산이나 비슬산 등 큰 산보다는 인가와 가까운 작은 산에 많이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가 최근 환경청·수렵협회 등과 함께 9곳에서 2차례에 걸쳐 멧돼지 흔적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의 발자국과 배설물, 진흙목욕탕 등이 발견돼 일단 40마리 이상의 멧돼지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흔적이 가장 많이 발견된 곳은 북구 연경·도남동 도덕산 일대. 발자국 12개와 멧돼지가 몸을 비빈 비빔목 4그루, 진흙 목욕탕 1곳이 발견됐고 새끼 돼지 1마리가 직접 목격되기도 하는 등 모두 18곳의 흔적이 조사됐다.

또 동구 팔공산 초래봉 일대에서도 멧돼지에 의해 훼손된 묘지가 3곳, 발자국 5개와 배설물 1곳, 진흙 목욕탕 4곳 등 16곳의 흔적이 남아 있었고 북구 금호·사수동에 걸쳐진 태북산 일대에서도 발자국 9개와 멧돼지 잠자리 1곳이 드러났다.

반면 지역의 '주산(主山)'인 팔공산에서는 먹이를 찾기 위해 땅을 판 흔적 5곳, 발자국 1곳이 발견됐고 비슬산은 발자국 2개와 비빔목 1곳, 진흙목욕탕 1곳만이 눈에 띄었다. 북구 구암, 조야동에 위치한 함지산의 경우 불과 발자국 1개만 보였다. 결국 큰 산일수록 멧돼지의 흔적이 눈에 띌 정도로 적게 나타난 셈.

대구시 관계자는 "현장을 직접 조사해 보니 등산로가 발달한 팔공산이나 비슬산 등 큰 산보다는 먹이를 구하기 쉽고 사람들의 출입이 뜸한 작은산에 멧돼지가 더 많이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달 29일~31일, 지난 12일~14일,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으며 동구와 북구, 달성군 등 3개구·군 각각 30ha 규모의 조사구 3곳씩을 지정, 6km의 조사경로를 따라 걸으며 멧돼지 발자국과 배설물, 비빔목, 진흙 목욕탕 등 흔적을 찾아 기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는 멧돼지에 의한 각종 피해가 잇따라 일어남에 따라 정확한 대도시 멧돼지 서식밀도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결과는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분석, 오는 10월쯤 나오게 된다. 환경부는 이 결과를 토대로 11월쯤 각 시·도별 '맞춤형 관리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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