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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좋은 개살구' 수도권 기업 지방 이전

지방으로 이전하는 수도권 기업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구'경북의 입장에서 보면 '빛 좋은 개살구'요, '속 빈 강정'이다. 지방 이전 수도권 기업들이 실제는 수도권 인근 지역인 강원'충청권으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허울뿐인 지방 이전이요, 사실상 수도권 擴張(확장)인 것이다.

산업자원부는 지난해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한 기업이 310개로 2004년의 193개에 비해 크게 늘었고 매년 증가 추세라고 어제 밝혔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올해 6월까지 지방 이전 수도권 기업은 모두 991개로 이 가운데 강원도 이전 기업은 377개, 충청권 이전 기업은 271개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대구 이전 기업은 9개 사, 경북 이전 기업은 28개 사에 불과했다.

강원'충청권 이전 기업이 전체 이전 기업의 65%를 넘는 648개나 된다는 것은 수도권 기업이 지방 이전에 따른 각종 惠澤(혜택)만 누리고 이전 立地(입지)는 수도권 인근 지역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결국 정부의 수도권 기업 지방 이전 정책은 헛발질한 셈이며 오히려 수도권 廣域化(광역화)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산자부는 지방 이전 실적에 鼓舞(고무)돼 오늘 서울에서 비수도권 13개 광역시'도와 함께 '기업 지방 이전 및 지방 투자환경 설명회'를 개최한다.

대구'경북은 수도권 기업 유인 인프라가 부족하다. 湖南(호남)지역은 중국시장이라도 겨냥할 수 있지만 이 지역은 그마저도 없다. 따라서 실질적인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려면 정부의 지방 이전 수도권 기업 지원체계가 개선돼야 한다. 지방 이전 수도권 기업을 일괄 지원할 게 아니라 지역총생산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한 差等(차등) 지원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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