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0일부터 끌어오던 건설노조 파업이 타결되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날아갈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어려운 결단을 내려준 노사와 그간 참고 인내해준 시민 모두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사람이 여러 가지 복합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자신의 권리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일어나는 갈등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하다 할 것이다. 하지만 서로 생각하는 정도의 차이가 크고 자신의 입장만을 고집하다보면 그 피해는 당사자는 물론 제3자에게까지도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 법이다. 이번 건설노조 파업이 이러했다고 본다.
이번 사태는 참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국가기간산업체인 포스코가 점거되고 시위 중 한 명의 근로자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또 많은 근로자와 경찰관이 부상을 입고 70여명의 조합원이 구속되는 등 전례에 없는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도시이미지 역시 바닥으로 떨어져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는 한갓 허공에 떠도는 구호가 되어버렸다.
자녀 학비걱정으로 허덕이는 근로자, 가동을 멈춘 공장, 관련업체의 도산을 보면서, 모든 것을 떠나 우선 시민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30여 차례나 되는 면담과정에서 더러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어쨌든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와 가을의 푸른 하늘을 볼 수 있게돼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손을 잡고 흔들며 얼싸안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누구에게나 위기는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를 바꾸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전화위복(轉禍爲福)'. 지금 포항시민이 받아들여야 할 화두가 바로 이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간의 갈등과 반목을 모두 씻고 하나된 마음으로 뭉쳐 일어나야 한다. 포항시민이 누구인가. 영일만의 갯벌위에 세계적인 철강산업을 일군 자랑스러운 시민이 아니던가.
한가위가 머지않았다. 밝고 둥근 보름달처럼 우리 시민의 살림살이가 둥글고 커져 풍요롭게 되기를 소망한다. 박승호(포항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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