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파트 분양광고가 기가막혀"

"분양광고와 실제 시공된 모습이 너무 다릅니다. 정말 이럴 수 있나요."

중구 대봉동에 신축 중인 센트로팰리스(987가구)에 입주예정인 이모(32) 씨. 그는 당초 분양광고와 다른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분양 당시 홍보책자 35쪽엔 알루미늄 외장을 해준다고 해놓고 아파트 겉면에 페인트칠을 하고 있어요. 시행사(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알아보니 설계도상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는 답변뿐이었습니다. 설계도 보고 분양계약하는 경우도 있습니까. 분양광고를 했으면 그 내용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 씨는 이 외에도 공단 측과 갈등을 빚은 내용이 더 있다고 했다. 32평형의 경우 분양 때 말한 것과 달리 에어컨을 두대(거실과 안방)만 설치, 지난 해 공단 본사를 항의방문하자 그제야 작은방과 주방에까지 설치해줬다는 것. 부엌 환기구 역시 설치해주지 않는다고 항의하자 시공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했다.

이 씨는 "분양광고에 나온 그림에는 오피스텔과 아파트 외관 색깔이 같은데 오피스텔에만 알루미늄으로 외관 전체를 치장하는 것은 입주자들을 우롱한 것"이라며 "다른 아파트는 센트로팰리스를 의식해 분양광고에도 없던 알루미늄 치장을 새로 하는 마당에 우리는 분양광고를 믿고 계약을 했건만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고 발끈했다.

내년 3월말까지 지상 20~43층짜리 아파트 7개 동과 오피스텔 1개 동이 들어설 예정인 이 아파트 분양광고 책자에 따르면 '지상 3층까지 천연화강암', '알루미늄 치장한 외관은 대구의 랜드 마크가 될 자랑거리'라는 문구가 씌어 있다.

이에 대해 시행사인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이미 설계도면상 없던 부엌 강제환기시스템, 에어컨 2대, 붙박이장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입주예정자들의 편의를 고려했고 아파트 옥탑을 알루미늄으로 치장하는 등 설계도면에 있는 대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

공단 홍보팀 관계자는 "분양홍보 책자에 적힌 '알루미늄으로 치장한 외관'이라는 말을 분양받은 일부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 아파트 외벽 전체에 알루미늄을 붙여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건축허가 내용과 설계도면에 따라 시공하고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불만이 있는 입주예정자들과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아파트 입주예정자 중 일부는 센트로팰리스입주자협의회를 구성, 23일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시행사 측을 규탄하는 항의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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