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파업 '끝'…민생 방치 책임은 누가?

포항건설노조 罷業(파업) 종식을 환영한다. 노사와 관련 부문들은 빨리 제자리를 찾아 그동안 잃은 것들을 보전하고, 지역의 실추된 명예와 시민의 이익을 회복하는 데 진력하기 바란다.

그리고 지난 82일간을 되돌아보라. 포스코 본사 기습 점거 사태와 거듭된 도심 시위로 전쟁 같은 소란의 구렁텅이에 던져진 포항은 장장 82일간 無力(무력)했다. 勞使(노사)는 누가 먼저 죽나 두고보자는 식의 투쟁과 버티기로 일관했다.

포항 파업사태는 속된 말로 하자면 마이너들의 泥田鬪狗(이전투구)였다. 전교조를 비롯한 공공기관'금융권 등 양복 입은 노조나, 배부른 대기업 노조들의 투쟁과는 전혀 거리가 먼 싸움이었다. 원청업체를 머리에 인 하청업체들과 여기서 일하는 현장 근로자들 간의 불쌍한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무엇을 얻었는가. 노조는 불'탈법 불문하고 투쟁만 하면 성취해 내는 대형 노조의 흉내만 냈다. 잘나가는 상급단체와 관련 정당이 나서서 거들면 잘될 것으로 誤算(오산)하지 않았던가. 한국의 이상한 노조문화는 그렇게 공정하거나 호혜롭지 않다.

사용자 측은 문제 해결에 적극성을 보였는가. 상투적인 하도급 관습에 매몰돼 노사관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없었다. 사용자가 아니어도 사업가 입장에서 경영 마인드를 쇄신해야 한다. 포스코도 이제 피해자 탈을 벗고 사회적 책무를 생각하라.

참여정부는 이 破局的(파국적) 싸움에서 어디에 참여했는가. 해보니 안 되더라며 물러섰다면 세금 축내지 말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포항시 역시 마찬가지다. 무엇이 民生(민생)인가. 싸움하는 저들의 민생과 손님 잃고 여름 잃고 사는 재미를 잃은 소시민들의 민생을 방치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파업은 끝났지만 사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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