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후반, 팝 애호가였다면 스모키의 '리빙 넥스트 도어 투 앨리스(Living next door to Alice)'에 대한 추억이 있을 터. 당시 이 노래는 길거리·음악다방·라디오에서 쉴새없이 흘러나왔다. '왓 캔 아이 두(What can i do)'가 수록된 음반은 국내 해외 팝 음반 최초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스모키가 2002·2003년에 이어 23일 오후 7시30분과 24일 오후 3시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세번째 내한공연 '2006 스모키 라이브 인 코리아'를 열고 중장년 팬들의 추억을 되살린다.
영국 출신이지만 이들만큼 '친한파'인 그룹이 또 있을까. 2002년 월드컵 시즌 첫 내한 당시 '한일 월드컵 홍보대사' '경기도 홍보대사'로 위촉됐고 월드 투어 내내 한국에서 제공한 '붉은 악마' 셔츠를 입고 공연하기도 했다.
21일 스모키 멤버 다섯 중 네 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캠코더 촬영이 취미인 키보드의 마틴 블라드는 두 차례 한국 방문 때 찍었던 경기도 용인 민속촌의 전통 혼례 장면 등을 자신들의 음악, 콘서트 장면과 함께 뮤직비디오처럼 편집해 공연기획사인 라이브 플러스에 선물, 감동을 줬다.
이날 오후 1시30분 인천국제공항 스카이 파라다이스 비즈니스 라운지에서 연합뉴스와 단독 인터뷰에 응한 스모키의 한국 사랑은 여전했다. 스모키의 원년 멤버인 베이스 기타의 테리 우틀리는 다음 비행기로 도착해 합류하기로 돼 있어 인터뷰에선 빠졌다.
"민속촌은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이번에 부산·대구 공연도 있는데 경주를 꼭 들를 겁니다. 불국사, 석굴암 등지를 돌아보고 싶어요. 이때 비행기가 아닌, 리무진 버스를 탈 겁니다. 지방으로 이동하며 한국의 정취를 마음껏 느껴보겠습니다(이들은 1995년 투어 중 미니밴을 타고 가다 교통사고로 보컬이자 기타를 맡았던 앨런 바튼이 사망해 버스만 이용한다고 한다)."
한국을 비롯해 호주·스리랑카·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지를 돌며 월드 투어를 펼치고 있는 스모키는 2년 반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소감을 묻자 "첫 경험이 환상적이었다"고 운을 뗐다.
"친구를 만들었고 기다리는 팬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또 공연 요청도 계속해서 왔습니다. 해외 공연은 쉽지 않지만 한국 팬을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네번, 다섯번 계속해서 올 겁니다."
한국 팬들이 유독 스모키에게 높은 충성도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선 "우리가 내는 사운드, 곡의 가사가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듯하다"며 "거기엔 가슴을 울리는 뭔가가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 팬들이 더 잘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에선 새 음반인 '온 더 와이어(On the wire)'에 수록된 신곡과 한국 팬들이 사랑한 과거 히트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이들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화려한 세트를 준비했다"며 공연장에서 확인해달라고 했다.
40~50대의 나이에 세계 각지를 누리며 노장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비결은 뭘까. 그들은 하나같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소년들처럼 껄껄대며 웃었다.
"음악을 접하고 사니 젊음이 유지됩니다. 롤링 스톤스, 로드 스튜어트처럼 오랜 시간 활동할 겁니다. 골프치고, 축구하고 활동적으로 사니 에너지도 넘칩니다."
스모키는 마지막으로 "한류가 대단하다는데 아직 영국에서 한국 영화, 한국 대중음악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며 "'레인'(비)이란 가수가 있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이들은 사진 촬영 때 '김치~ 김치~'라며 개구쟁이처럼 장난을 쳤다).
이들은 29~30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 10월1일 대구 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잇따라 공연을 펼친 후 10월2일 출국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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