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친환경농법으로 부농 꿈 이룬다"…유기농 고추 재배 이창우씨

연작재배 피해, 태풍 등 자연재해, 폭락과 폭등을 널뛰기 하는 가격파동, 수입 농산물의 범람 등으로 해마다 농사를 포기하는 농민들이 늘고있는 가운데 유기농법, 무농약 재배 등으로 농촌의 희망을 여는 토종(?) 농민이 있다.

영양 수비면 죽파리에서 제초제와 농약·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농업으로 6천여 평에서 고추와 벼·일천궁·고랭지 채소 농사를 짓고 있는 이창우(75·사진) 씨가 그 주인공.

이 씨의 고추밭 입구에는 친환경 농업을 입증하듯 1천여t의 퇴비가 쌓여있다.

이 씨는 "환경친화적 농산물 생산만이 수입 농산물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에 뛰어들게 됐다."며 10년 전부터 이곳에서 친환경농업으로 고추 등 무농약 농사를 지으며 부농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처음 부모들로부터 물려받은 농토에 여느 농민들과 마찬가지로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관행농법으로 농사를 지어오던 이 씨는 60여년 가까이 농사를 지으면서 농약과 화학비료 때문에 죽어가는 땅을 살릴 수가 없을 까 고민하던 끝에 친환경 농업이 답이란 결론을 얻었다.

결과 이 씨는 화학비료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퇴비와 배훈진을 사용한 유기농법 도입을 위해 전국 어디든지 유기농 현장을 찾아다녔으며, 드디어 6천여평에 대한 유기농의 꿈을 실현했다.

유기농이 가장 잘 들어맞은 곳은 바로 고추농사다. 고추 병해충 발생 억제를 위해 고추묘종 본밭 아주심기 30일 전쯤에 퇴비와 배훈진을 혼합해 뿌리고 고추묘종을 본밭에 심어 다시 배훈진을 뿌리는 방법이다.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한 이후 10년째 한 해도 빠뜨리지 않고 직접 유기질 퇴비를 만들고 있는 이 씨는 200평당 5t가량의 퇴비를 뿌려주기 때문에 친환경농법에 따른 수확감소를 우려하지 않고 있다.

올해 2천평에서 600g의 건고추 4천여근을 생산, 대구 달성군의 한 식당에 600g 한 근당 3만 원선에 2천500근을 공급하고, 나머지는 21일 개막한 '고추문화 축제'에 선보였다.

이 씨가 생산한 기능성 고추는 600g 한근당 3만 원선에 출하, 일반 고추보다 2만4천여 원 정도를 더 비싼데도 없어서 못팔 정도다.

이 씨는"화학비료와 농약에 의존하는 주먹구구식 농법으론 한계가 있다."며 "미생물이 살아있는 토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발효퇴비를 써야 하는 등 이론적 근거에 바탕을 둔 친환경농법만이 수입 농산물에 맞설 수 있다."고 말했다.

영양·김경돈기자 kd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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