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학생 임용규, '제2의 이형택' 탄생

장호배주니어대회서 고교선수 모두 꺾고 우승

한국 테니스에 거물급 새별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지난 21일 중구 장충동 장충테니스코트에서 막을 내린 제50회 장호배주니어테니스대회 남자 단식에서 고교생 형들을 전부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한 중학교 3학년생 임용규(15.안동중).

임용규는 32명의 주니어 최강자(고교생 25명, 중학생 7명)가 모두 참가한 이 대회에서 내로라하는 고교 선수 4명을 차례로 제압하더니 결승에서 작년 대회 우승자인 오대성(삼일공고)마저 2-0(7-6 6-2)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임용규는 어렸을 적부터 선수로 키워졌다. 젊었을 때 축구 등 선수 생활을 했지만 스타로는 성공하지 못했던 아버지 임병건씨는 아들이 태어나면서부터 골격이 남달리 튼튼해 선수로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임용규가 또래에 비해 신체조건과 파워가 월등한 건 아버지 임병건씨의 정성이기도 하다. 임씨는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1년에 네 차례씩 꼬박꼬박 보약을 먹여 왔다.

테니스 라켓을 잡은 건 초등학교 2학년 때. 원래 살던 곳은 경북 영주였으나 테니스부가 있는 학교는 인근 안동 밖에 없었기 때문에 가족이 모두 이사했다. 안동 서부초등학교로 전학을 와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시작한 임용규는 6학년 때 테니스협회에서 주최하는 모든 대회를 제패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중학교 1학년 때는 전국 종별대회 16강까지 오르는 이변을 연출하더니 2학년 때인 2005년에는 단체전에서도 맹활약해 안동중을 국내 최강으로 만들어냈다. 작년 말에는 삼성증권 테니스팀 주원홍 감독의 눈에 띠어 삼성의 지원을 받으며 훈련할 수 있게 됐다.

좋은 훈련 프로그램으로 기량이 급성장한 탓인지 올 6월 열린 전한국주니어대회에서는 16세 이하 부가 아니라 아예 18세 이하 부에 출전,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임용규의 강점은 아직 중학생이지만 키 183㎝에 몸무게 72㎏로 빼어난 신체조건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와 약점을 찾아보기 힘든 강력한 스트로크 등을 꼽을 수 있다. 게다가 승부사 기질까지 갖춰 그에게 대적할 만한 고교 선수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앞으로 서브를 좀 더 가다듬어야 한다. 백인준 안동중 테니스부 감독은 "아직 세컨드 서브에 약점이 있지만 소질이 있어 금방 나아질 것"이라며 "특히 워낙 어린 나이부터 체계적으로 키워졌기 때문에 이형택보다 더 훌륭한 선수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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