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서 '자신감'은 객관적인 전력 이상의 무기로 작용한다. 22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현대전은 양팀 선수단의 자신감에서 승부가 갈라졌다. 양팀은 전력상 큰 차이가 없지만 이날 경기는 현대의 11대 1, 완승으로 끝났다.
삼성은 자신감을 앞세운 현대(경기 전까지 3연승, 시즌 9승6패로 우세)의 노림수에 철저히 당했다. '그라운드의 여우'로 불리는 현대 김재박 감독은 초반부터 강약을 조절하는 다양한 작전으로 삼성을 흔들었고 현대 타선은 감독의 의도대로 작전을 수행해냈다. 현대의 선발투수 장원삼도 자신감을 최대의 무기로 삼아 공격적인 피칭으로 삼성 타자들을 압도했다. 특히 현대 선수들의 얼굴에는 삼성에게는 질 수 없다는 각오가 그대로 묻어났다.
승부는 사실상 삼성의 1회말, 현대의 2회초 공방에서 결정났다. 삼성은 선발투수 하리칼라가 1회초를 삼자범퇴시킨 가운데 1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박한이의 2루타로 먼저 기회를 잡았으나 박정환이 번트 실패 후 삼진 아웃당하는 등 후속타 불발로 선취 득점에 실패했다.
반면 현대는 2회초 선두타자 서튼의 우전안타로 기회를 잡은 후 번트 대신 히트앤드런 작전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작전이 난 상황에서 정성훈이 친 타구는 좌선상 2루타가 됐고 서튼은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이어 현대는 이숭용의 희생번트와 김동수의 희생플라이로 손쉽게 1점을 더 달아났다.
현대는 또 4회초 박진만의 송구 실책에 편승, 무사 2루의 기회를 잡고 홍원기의 중전 적시타와 송지만의 좌월 투런홈런으로 3점을 추가,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삼성은 1회에 이어 4회와 7회에도 선두타자가 2루타로 진루했으나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고 9회말 1점을 뽑아 간신히 영패를 면했다. 이로써 삼성은 69승47패3무를 기록, 현대(68승50패1무)에 2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한편 전날 2루타를 친 후 2루에 슬라이딩하다 부상을 당한 삼성 포수 진갑용은 이날 병원에서 3주 진단(햄스트링 근육 파열)을 받아 정규시즌 잔여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진갑용은 한국시리즈 출전을 목표로 재활 치료에 들어갔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프로야구 대구 전적(22일)
현 대 020 300 303 - 11
삼 성 000 000 001 - 1
▷삼성투수=하리칼라(패), 강영식(5회), 박석진, 김기태(이상 7회)
▷현대투수=장원삼(승), 노환수, 송신영9이상 8회), 황두성(9회)
▷홈런=송지만 12호(4회2점), 김동수 5호(7회 3점·이상 현대)
롯데 3-2 LG(사직)
KIA 4-0 두산(광주)
■23일 선발투수
S K 신승현-삼 성 배영수(문학)
L G 심수창-두 산 김명제(잠실)
롯 데 장원준-한 화 정민철(사직)
KIA 이상화-현 대 김수경(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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