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이게 잘하는 일입니까."(대구 중구청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간부)
"우리도 마음이 아픕니다."(중구청 총무과 직원)
22일 오후 4시 40분 대구 중구청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사무실. 공무원들과 공무원들이 서로 몸싸움을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행정자치부의 행정대집행 권고에 따라 전공노 사무실 폐쇄에 나선 중구청 총무과 직원들이 전공노 소속인 같은 구청 공무원들과 정면 충돌한 것.
중구청 총무과 직원 10여 명이 해머를 들고 나타나 사정없이 사무실 문을 부수기 시작했다. "손대지 마." 문 앞을 지키던 한 조합원이 격렬하게 저항했다. 사무실 안에 대기하던 조합원 3명은 모기약을 뿌려대며 총무과 직원들의 진입을 막았다.
하지만 문 앞 조합원이 총무과 직원들에게 끌려나갔고, 단 10분 만에 사무실 철제 문짝 전체가 뜯겨 나갔다. 조합원들이 소파, 캐비닛 등으로 만든 바리케이드까지 순식간에 무너졌다. 한동안 실랑이를 벌이던 조합원들은 결국 물러났고, 잠시 후 대형 합판이 등장했다. 전기 드릴로 사무실 문을 폐쇄한 직원들은 '출입폐쇄'라고 적힌 경고문을 붙였다.
같은 날 오후 3시 달성군청 공무원노조 사무실. 달성부군수와 총무과 직원 20여 명이 사무실에 접근했다. 별다른 몸싸움 없이 짧은 대화가 오갔다. 하지만 오후 6시 가로 1m, 세로 3m 유리문이 갑자기 박살이 났다. 출입문을 가로지르고 있던 빗장도 풀렸다. 총무과 직원들이 노조사무실 진입을 시도한 것. 직원들은 가스용접기까지 동원해 노조사무실 철제문을 열었다.
하지만 노조원들도 만만찮았다. 직원들이 노조원 12명을 한꺼번에 들어냈지만 마지막 남은 2명이 문을 다시 잠근 것. 잠시 후 민주노총 대구본부 소속 100여 명이 노조사무실로 몰려와 '인의 장막'을 펼쳤다.
직원들과 노조원들의 대치가 다시 시작된 것. 대치는 이날 오후 11시가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경찰병력 500여 명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기했다.
이날 달서구청, 서구청, 수성구청,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남구청 순으로 사무실 폐쇄 조치가 잇따랐고, 경북도내 7개 시·군도 공무원 노조 사무실에 대해 강제 폐쇄에 들어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심한 충돌을 빚었다. 그러나 노조 사무실은 모두 폐쇄됐고 노조원들은 시·군 청사 마당에서 천막 농성에 들어갔다.
22일 오후 3시부터 실시된 상주시의 공무원노조 사무실 폐쇄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소화기 분사와 소화전 물대포 등이 오가는 등 폭력충돌이 빚어져 행정집행에 나섰던 공무원 3명이 다치고 집기가 파손됐다.
엄재진 이상준 김태진 정현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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