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아버지 안 계신다고 생각하니 허전

해마다 보름달이 두둥실 뜨는 추석이 되면 우리는 고향을 찾는다. 추석은 오랜만에 부모님, 형제와 일가친척들을 만나는 가장 좋은 기회이다. 동해안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맑은 동해의 부서지는 파도, 깎아 세운 듯한 해변의 절벽을 번갈아 보면서 풍기는 바다냄새를 마시며 달려가는 기분은 상쾌함 바로 그것이었다.

그러나 얼마 전 나는 아버지를 여의었다. 해마다 그리며 찾던 고향길이기에 아버지가 안 계신다는 생각을 하니 그 아름다운 풍경은 온데간데없고 허전한 마음 금할 수 없다. 유난히도 동기간에 우애를 강조하셨고 상하의 질서를 존중하고 학문을 귀히 여기시던 아버지가 안 계신 고향에서 텅 빈 가슴을 무엇으로 달랠지.

그래도 아버지의 유훈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고 고향을 찾는다. 고향은 모든 것을 이해하고 포용하고 배려하는 넓은 가슴을 가진 어머니의 품과 같은 안식처이기에….

이연우(대구시 남구 대명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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