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포 앞바다는 난·한류가 교차하는 청정해역으로 예로부터 수산물의 보고라고 불릴 만큼 다양하고 풍부한 수산물이 생산된다. 이 중에서도 미역과 참전복은 전국적인 명성을 갖고 있어 지역 대표 특산물로 자리매김했다. 또 전복종묘방류사업과 참전복 직판장 운영으로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지원체제도 돼 있어 잘된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웰빙 감포 미역=미역은 무병 장수에 좋다는 뜻으로 '바다의 불로초'로 불린다. 이 때문에 미역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뛰어난 약리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산후와 생일에는 당연하게 미역국을 연상할 만큼 친숙한 식품이다.
국내 연안에서 생산되는 미역은 크게 부산 기장 북쪽의 북방산과 전남 완도를 중심으로 한 남방산으로 구분된다. 동해안의 북방산은 잎이 좁고 두꺼우며, 조리 후 잘 풀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 미역 질이 가장 좋은 곳은 울진~부산 기장 앞바다까지라고 한다. 특히 감포 앞바다는 한·난류가 교차하는 청정해역에다 대륙붕이 발달하여 해수의 순환이 원활하다. 또한 강한 계절풍의 영향으로 조류가 세 플랑크톤 영양염류, 각종 무기질 및 미네랄이 풍부하다. 또한 다른 지역과는 달리 담수 유입이 없어 연중 수온이 섭씨 8℃ 정도로 일정한 등 미역생장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바다 속 바위(미역돌)에서 자란 자연산 미역은 다른 지역 미역보다 한값 더 받는 등 최상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바다오염 등의 영향으로 자연산 미역 생산이 크게 줄어 요즘은 어장 줄에 미역 포자를 넣어 미역을 달게 하는 양식미역을 많이 하고 있다.
오류2리 김동원(60) 씨는 "70년대 중반 이전까지만 해도 자연산 미역값이 매우 비싸 미역일을 하는 사람들이 말을 타고 다녔고, 천석꾼보다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때의 100분의 1 정도도 안 된다."고 말했다.
◇미역돌도 거래된다=미역을 많이 다는 돌이 있다. 감포읍 대본1리 전영환(56) 씨는 "파도가 칠 때 찰랑찰랑거리는 수심 1m 정도의 돌에 미역이 잘 달린다."고 했다. 그는 "지난 70년대 이전 미역값이 한창 좋을 때는 미역 한 단이면 쌀 한 가마니에다 보리쌀 한 가마니 정도를 더 얹어줄 정도 였지만 7년 전쯤부터 다는 양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이 공해수면에 있는 미역돌에는 다 임자가 있다. 1962년 수산업법이 제정되면서 그 이전까지 관행으로 거래해 오던 미역돌 소유주의 경우 매매는 못하지만 등록을 하면 개인 소유로 인정했다. 이 돌의 소유자가 사망하면 마을어촌계에 공동어업권으로 넘어간다. 그러나 관행이 한꺼번에 없어지지는 않는다. 지금도 나이가 들어 미역일을 할 수 없으면 어촌계원 간에 미역돌에 대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감포의 한 어촌계장은 "예전에는 미역을 많이 다는 돌 하나가 논 3, 4마지기보다 비싸게 팔렸다."며 "마을공동으로 관리하는 어촌계도 있지만 아직도 미역돌을 거래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어촌계장은 "미역돌을 공동관리할 경우 개인보다 관리가 잘 안 돼 채취량이 줄어드니까 개인별로 관리하고 연말에 미역으로 번 돈의 일부를 어촌계에 납부하면 이를 모아 돌을 만지지 않는 주민들에게 일정액을 나눠 준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오는 10월 중순~11월 중순까지 갯바위와 물속 암초 등에 자연적으로 떠돌아다니는 미역포자를 많이 붙게 하기 위해서 갯바위나 암초 등에 붙어 있는 해조류나 갑각류 등을 쓰렛대를 이용하여 긁어내는 미역돌 매는 작업을 한다.
오류2리 김동원(60) 씨는 "자연산 미역은 한창때 채취량이 120∼140단 정도였으나 지금은 2, 3단 밖에 못한다."며 "또 70년대는 자연산 미역을 채취해 말리는 4, 5월이 되면 내륙 사람들이 광주리에 떡과 술 등을 이고 와 미역과 물물교환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으나 80년대 이후에는 이 같은 모습도 감췄다."고 회상했다.
◇감포 참전복도 최고=감포 앞바다 일대 생산되는 참전복은 해초류들은 먹고 자라 맛과 영양이 전국의 으뜸으로 대접받는다. 예전에는 자연산 참전복도 많이 생산됐지만 그 양이 크게 줄어 지난 94년부터 어장가꾸기 사업을 통해 수확한다. 지난해 말까지 모두 22회 걸쳐 365만여 마리의 종묘를 방류했고, 경주시 관내 17개 어촌계에서 연간 32t 정도를 생산해 30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경주수협에서는 지난 2002년부터 참전복 직판장을 개설 운영하면서 중간 상인들의 가격담합 등을 막고 있다. 경주시 김영환 어정담당은 "감포 참전복을 지역의 대표적인 특산품으로 개발, 육성하기 위해 올해까지 참전복 브랜드 개발을 마치고 2010년까지 참전복 생산단지조성과 어촌관광상품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을어장과 협동양식장에서 어린 전복자원을 키우며, 감포항에 동해안 최대규모의 참전복 집하·판매장을 설치하고 다양한 전복요리를 제공하는 전문요리점 유치, 전복고리 조성 등을 통해 어가소득을 올린다는 구상이다.
경주·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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