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직장에서 모시는 상사, 어떤 스타일일까? 흔히 군대에서 고참을 손쉽게 구분하는 4가지 유형에 따라 직장상사를 나누고 기업교육컨설팅업체인 '친절을 만드는 사람들'(www.kindpeople.net) 김수연 원장으로부터 유형별 대처법을 알아봤다.
◆똑게형(똑똑하고 게으른 유형)
김모(32·유통업체 대리) 씨는 팀장을 든든한 버팀목이라 여긴다. 일의 중요도를 판단해 신경을 써야 할 사안은 따로 지시를 하고 나머지 일들은 알아서 처리하도록 재량권을 주기 때문. 하지만 대충 돌아가는 방향은 짚고 있으며 중요한 포인트는 꼭 집어준다. 때문에 방향을 잘못 잡고 일을 추진하는 법이 없다. 직원들의 휴가, 수당 등 사기에 관련된 것도 확실하게 챙겨주는 것이 특징. 반면 잔꾀를 부리거나 속이려 들면 여지없이 더 큰 화로 돌아온다. 차라리 솔직히 말하고 한번 제대로 눈총을 받는 편이 속 편하다.
⇒부하 직원이나 조직에 가장 이로운 존재. 이런 상사를 모실 때는 필요없는 일은 줄이고 중요한 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또 스스로 귀찮아 간섭하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혼자 일처리를 해가면서 조언을 구하는 게 좋다.
◆똑부형(똑똑하고 부지런한 유형)
"정말 피곤해." 강모(34·여) 씨는 자신이 속해 있는 팀장을 한마디로 이렇게 정의한다. 한 가지 과제가 주어지고 그 일이 끝나기도 전에 또 다른 과제를 들고 온다. 또 다른 프로젝트를 가져오는 순간 강 씨에겐 엄청난 스트레스. 하지만 합리적인 성격에 성과위주로 팀을 이끌다보니 피곤하지만 따르지 않을 수 없다. 또 일을 끝내고 나면 안팎에서 인정을 받아 뿌듯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 강 씨는 "일을 내팽개치고 싶다가도 모범을 보이는 팀장을 보면 따르지 않을 수 없다."며 "완벽함보다 인간적인 면을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능력있고 부지런해 타인의 일까지 시시콜콜 간섭하는 스타일. 잘못 대처하면 곤경에 처할 수 있다. 일에 지칠 때 특히 조심해야 한다. 함부로 대들거나 못하겠다고 포기해선 안 된다. 최선을 다해도 안 되면 똑부형 상사는 직접 나서기 때문에 능력껏 하면 된다.
◆멍게형(멍청하고 게으른 유형)
이모(44·공무원) 씨에게 소속 팀장에 대한 대처법을 묻자 "뭐 대충 일하고 적당히 즐겁게 지내면 돼."라고 말했다. 자신의 부서 내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는 편. 하지만 국장 등 더 높은 상사로부터 꾸중을 듣는 일이 잦으며 타 부서에서도 협조가 잘 되지 않는다는 질타를 받는다. 그는 "분위기 안 좋을 때는 저녁에 술 한잔하고 풀고 또 다음날 평상시처럼 일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씨는 팀장에 대한 불만은 적은 편이지만 승진 등 자기 발전을 위해서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편한 게 좋고 사람 좋으니까 그냥 지낼 뿐이다.
⇒의욕이 없을 뿐 아니라 일에 대한 목표도 없는 상사. 한마디로 복지부동형. 편하게 지낼 수는 있지만 자신 역시 경쟁력을 잃기 때문에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찾아야 한다. 오히려 상사를 일깨우고 이끌어 갈 수도 있다. 단, 피곤하게 하는 건 절대 금물.
◆멍부형(멍청하고 부지런한 유형)
상사로서는 최악의 유형. 군무원 김모(37) 씨는 항상 괴롭다. 빨리 지금의 상사와 인연을 끊고 싶기 때문. 했던 일을 또다시 해야하고 필요없는 일을 여러 차례 반복하다보면 스스로 폭발할 지경이다. 가끔 상부에서 수정지시가 떨어져도 얘기를 해주지 않고 과제를 끝낼 무렵 "그것 필요없게 됐으니 이렇게 다시 하세요."하기 일쑤. 가끔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거나 이렇게 해보자고 제언하면 "나는 잘 모르겠고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라."고 한다. 그는 "다 포기했고 남은 6개월을 잘 버틸 생각만 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위험한 스타일. 꽉 막혀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번번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막막하다. 팀원들이 합심해 상사를 이끄는 편이 낫다. 때론 상사의 지시방향과 달리 일을 추진해 더 높은 상사에게 보고하고 그의 무능을 일깨워줘야 한다.
◇ 슬기로운 트러블 대응법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주로 인간관계에서 온다. 특히 직장 상사와의 관계에 문제가 생길 경우 스트레스 정도는 더 심할 수밖에 없다. 커리어센터(www.careercenter.co.kr)와 취업포털사이트 잡링크(www.joblink.co.kr) 등에서 제시하는 '직장상사와의 갈등 슬기로운 대처법'을 알아봤다.
▶한 상사에게 올인 금지='A라는 직원은 B라는 상사의 충성스런 심복'이란 이미지 관리는 현명하지 못하다. 자신의 능력 여하에 관계없이 상사의 부침에 따라 영향을 받고 쓸데없는 적을 만들기도 하기 때문.
▶상사의 시각에서 보기=상사의 업무 스타일, 부하 직원을 대하는 태도, 가장 중시하는 덕목, 어떤 강점을 갖고 있는지, 어떤 일로 스트레스를 받는지 등 역지사지 심정으로 바라보는 것이 갈등을 줄이는 지름길.
▶꼭 필요한 능력을 갖추라=아무리 잘하려 노력해도 업무능력에서 밀리면 경쟁사회에선 끝장이다. 기본적인 업무능력 외에 본인만의 강점으로 부서에 큰 힘이 된다면 상사는 그 부하를 감쌀 수밖에 없다.
▶여러 루트로 자신을 어필하라=사무실에서의 평가만 전부는 아니다. 우회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릴 필요가 있다. 상사의 지인들과 유대를 갖고 좋은 평가를 받으면 자연히 상사도 흐뭇해한다.
▶겸손은 여전히 미덕=어떤 상사든 너무 잘난 부하는 부담스럽다. 설령 업무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둬도 우쭐하거나 나서면 상사는 상대적으로 물러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 사적인 일로 상담을 요청하는 것도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킨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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