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칙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 족쇄가 아닙니다. 따라서 교칙을 지키지 않았을 때는 마땅히 처벌이 따라야 합니다."(지산중 '토론만만'팀)
"교칙에는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교칙에 익숙해지다보면 판단력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습니다."(노변중 '가가대소'팀)
'중학생 논쟁식 독서토론대회'(예선)가 열린 지난 23일 오후 동구 효목도서관 시청각실. '학생은 학교 규칙을 지켜야 하는가'란 논제를 놓고 한치 양보 없는 1대1 토론이 벌어지고 있었다. 3, 4분씩 주어진 발표시간을 넘을 때마다 '땡'하고 울리는 종소리는 링 위에라도 오른 듯 긴장감을 더했다.
"비판적인 책 읽기를 장려하자는 것이 이번 대회 취지입니다."
제갈선희 효목도서관 사서담당은 이번 행사의 모티브를 민족사관고 독서토론대회에서 따 왔다고 했다. '논쟁'과 '독서'를 결합한 본격적인 토론대회는 지역에서 처음이다.
수성구 지역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대회는 전체 23곳 중학교 가운데 18곳, 70여 명의 중학생들이 참가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참가자들은 한 달 전 '모래밭 아이들' '사람답게 아름답게' 등 2권의 책을 지정받았다. 토론 5분전에야 추첨을 통해 찬·반 팀을 정하는 대회 규정 때문에 찬·반 양쪽 입장을 모두 준비해야 했다. 실제 토론 중간에 3분씩 주어지는 '작전회의'에서 머리를 맞대고 역공을 펼쳤다.
노변중 '바야흐로 꿈이' 팀 발제를 맡은 손희정 양은 "토론 중에는 준비해 간 자료를 전혀 이용할 수 없어 더 떨린다."고 말했다.
한원경(시 교육청 장학사) 대회 심사위원장은 "책을 많이 읽은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사이에는 사고력에 큰 격차를 보인다."며 "학교, 가정에서 이런 독서 지도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신종원 효목도서관장은 "참가 학생들의 진지한 준비에 심사위원들도 깜짝 놀랐을 정도"라며 "내년부터는 참가지역을 더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 본선은 오는 11월 11일 치러지며, 최우수상 1팀에는 교육감상이 주어진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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