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개발 vs 환경파괴'…청도지역 골프장 건설 '진통'

최근 청도에서 골프장 건설을 둘러싸고 군이 논란에 휩싸였다. 생태계·환경문제와 직결되는 골프장 건설은 지역발전과 개발이라는 명분아래 주민과 환경단체 등과의 충돌을 빚으면서 행정 관청인 군은 누구의 편에 서야할 지를 두고 고민이다.

골프장 반대 대책위원들은 눈앞의 이익보다 20,30년 후의 후손을 생각해야 한다며 골프장 건설 반대는 법의 문제보다 정의, 정당성의 문제이자 생존권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청도의 이서면에 태왕 그레이스CC골프장이 진입로 미확보 등 여러가지 문제점을 안고있는 가운데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매전면 용산리 산20번지 일대에서도 골프장(청도CC) 조성 준비가 이뤄지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 4월 시범라운딩을 계획하고 있는 골프장측이 아직까지 진입도로 개설 예정지 부지를 매입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그레이스CC=태왕 그레이스CC는 이서면 대전리·각계리·칠엽리 일대 44만2천여평에 회원제 27홀 규모의 골프장공사를 진행중이다. 내년 6월말 완공목표로 현재 공정은 70%선을 넘어섰다는 것.

2004년 3월 군관리계획결정 입안제안을 시작으로 12월 군관리계획 결정고시, 2005년 6월 환경·재해영향평가에 이어 본공사에 착공한 그레이스는 올 초까지 각종 민원사항이 발생, 주민반대에 부딪혔다. 공람후 주민들은 골프장 주위 지하수 고갈문제, 농약피해, 수질오염, 묘지 이장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각계리 49가구의 경우는 공사장 화약발파 작업으로 집에 금이 가고 가축유산 등의 피해까지 봤다. 이에 대해 김영출 이장은 "피해보상 확인서 등 개별보상이 70% 이상 이뤄졌다."고 말했다.

대전리의 경우는 태봉지, 소하천 매립에 따른 주민피해를 주장했고 이에 골프장측은 하루 300t 규모의 농업용수용 암반관정을 별도 설치하고, 소류지를 개설해 주기로 약속했다.

현재는 지방도 30호선에서 12m 골프장 진입도로가 개설될 예정인 수야1리 89가구 주민들은 교통사고 위험 등 경운기 안전과 마을보호를 주장하며 길을 막고, 주민요구사항 우선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수야1리 농로 대신 전용도로 개설, 지하관정 개발 반대, 골프장에 농약은 주민동의 후 살포할 것 등을 주장하고 있다.

◇매전 청도CC=지난 8일부터 19일까지 3차례 군청 앞에서 용산·온막리 등 5개 마을 주민 100여 명은 군수면담을 요구하며 골프장 건설반대 항의집회를 가졌다. 주민들은 "골프장 조성 허가권자인 군수가 골프장을 막아달라."며 공식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매전면 골프장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골프장이 들어오면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으로 고향 땅에서 내몰릴 수밖에 없다."며 골프장건설을 결사 반대한다고 밝혔다. 용산리 대책위원회는 농업용수 고갈과 지하수 부족으로 식수도 마음놓고 먹을 수 없다며 골프장 건설 전 이주대책을 세워줄 것을 요구했다.

이원동 군수는 "공청회 등 주민 뜻을 최대한 반영하고, 피해주민에게 최우선 투자를 할 것."이라며 "허가절차 27단계 가운데 한 곳이라도 법적인 하자가 있다면 허가할 수 없는 만큼 환경·재해영향평가를 지켜보자."고 말했다.

청도CC 예정부지 인근 마을인 용산·온막리는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플래카드를 마을입구마다 일제히 내걸고 있다. 섬뜩하기조차 한 문구는 주민들의 심경을 대변하기에 충분하다.

이호웅(65·온막리) 매전면 골프장반대 공동대책위원장은 "골프장이 건설되면 잔디를 유지하기 위해 농약을 살포, 토양 미생물과 1급수 어종이 사라지고 친환경농업도 불가능하게 된다."며 "환경영향평가 초안에도 허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갈등은 주민들 간에도 생겨나고 있다. 개발을 찬성하는 목소리도 간간히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덕산리 곰티마을 주민들은 '골프장 유치 환영'이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골프장건설 찬성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주민들은 "고용창출과 세수확보 등 실익을 외면하고 골프장이 들어서면 환경이 모두 파헤쳐지는 것처럼 잘못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행사인 선진개발(주) 안민호 대표는 "산림 등의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산중분지인 자연지형을 최대한 활용한 골프장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지방세수 확보와 주민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사측은 사업비 700억원을 들여 24만 평에 18홀 회원제 골프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으로 2004년 10월 군관리계획결정 입안요청, 2005년 12월 군관리계획 결정, 사업시행자 지정에 이어 올 6월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접수한 상태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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