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지난 18일(군위)부터 22일(경주)까지 두 번째 경북민심대장정을 끝냈다. 지난 달 경북 북부지역 민심투어에 이은 방문이다.
◆손학규식 정치실험='100일 민심대장정' 83일째인 지난 21일 포스코 건설 현장에서의 손 전 지사는 '샌님'이 아닌, '생일꾼'으로 변신해 있었다.
"높은 분들은 좀 가소. 일 좀 합시더."
그을린 얼굴, 덥수룩한 수염을 한 채 벽돌을 나르고, 삽으로 리어카에 모래를 퍼담는 모습이 딱 노동자였다. 빵과 우유로 떼운 새참도 '민심'곁에 머물렀다. 민심대장정이 대권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쇼'라는 일부 정치권 내 비판은 이날 건설현장에서만큼은 허용되지 않는 듯했다.
그 동안 손 전 지사를 괴롭혀온 말이 있다. '저평가 우량주.' 능력이나 자질은 뛰어나지만 인지도나 당내 영향력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등 대권주자들보다 떨어진다는 정치권 평가 때문. 그래서 주요 언론사 여론조사 때마다 손 전 지사는 지지도가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과는 '게임도 안되는 3위'였다. 대선주자라고 칭하기에는 초라한 성적표여서 '차차기'라는 정치권 평가가 그를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체험, 삶의 현장'으로 파고 든 그의 정치실험이 조금씩 먹혀들고 있다는 평가가 정치권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에 비해 대중성은 떨어지지만 국회 출입기자, 국회의원 보좌관, 기업인 등 손 전 지사가 누군지를 알만한 사람들은 여론조사에서 손 전 지사를 대통령 후보감 1위로 꼽고 있다는 것.
당내 대권판도 변화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당내 주요 소장파 의원들과 서울·수도권 당직자들을 중심으로 손 전 지사의 민심대장정에 호응하고 있고, 손 전 지사가 당내 대권경쟁에서 삼각구도 대열에 오를 것이라는 당내 평가도 나오는 분위기다.
◆손 전 지사와 경북=LG필립스LCD 및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 손 전 지사가 경북과는 '깊은 악연'이라는 지역 여론이 있다는 지적에 그는 강하게 손사래를 쳤다.
구미와 파주 간 한판 승부를 벌인 LCD 7세대 공장 유치 경쟁문제에 대해선 강한 어투로 '오해'라고 했다. 자칫 대만으로 갈 뻔한 LCD가 대한민국에 왔고, LG필립스가 경기도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행정서비스를 보고 파주에 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 간 경쟁이지, '집안싸움'은 아니었다는 논리다.
그는 "지사 재임 시절 141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다른 지방과는 경쟁한 적이 없었고, 경쟁 관계가 형성될 때는 지방에 양보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규제완화(지사 재임 시절 수도권 규제완화를 역설했었다.)에 대해선 대권을 의식한 듯 생각 변화가 커 보였다. 그는 "대수도론의 핵심은 교통, 상·하수도, 쓰레기, 장묘 등 서울과 수도권의 생활환경 광역행정체계부터 효과적·협조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손 전 지사는 경북은 분명한 미래 비전을 갖고 있다고 했다. 경북은 우리나라 산업발전의 선도지역으로 앞으로 발전할 탄탄한 인프라를 갖고 있는데도 '경영'에 큰 구멍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가에서 보는 경북의 전략적 위치를 재검점하고, 지역적 특성에 맞는 전략산업을 택한 뒤 선택과 집중전략을 통해 성장동력을 키우는 해법을 제시했다. 여기에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한 무한 행정서비스가 조건없이 제공돼야 한다고 했다.
한미 FTA 협상에서 농도 경북의 피해가 클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손 전 지사는 "농민들이 전부가 아니면 전무라고 생각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FTA는 '거역할 수 없는 흐름'으로 한미 FTA 협상과정에서 농촌이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을 정부 측에 끊임없이 요구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것. 경북에 아무런 학연·지연·혈연이 없다는 그는 "경북이 필요로 하는 대권주자는 지역 연고보다는 경북의 자부심을 드높일 수 있는 자세와 정신, 경영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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