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운동부 6개 두고 수억씩 투자…구미 현일고교

학교 스포츠 발전을 위해 매년 수억 원의 돈을 투자하는 등 온 힘을 쏟는 학교가 있다. 경북 체육인들로부터 '제2 경북체육고', '구미 체육고'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는 현일고(교장 장창용·구미시 고아읍 항곡리).

현일고는 대부분의 학교가 현재 있는 것도 없앴으면 하는 운동부를 6개나 두고 있다. 배구와 씨름, 사격, 복싱, 골프, 수상스키 등 다양한 종목을 육성하고 있다. 이들 팀들은 전국체전과 도민체전 등 각종 대회에서 경북도 대표와 구미시 대표로 메달을 획득, 지역의 자랑이 되고 있다. 1996년 창단한 씨름부는 1997년과 2002년 대한체육회로부터 최우수학교로 선정되는 등 전국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2005년과 2006년 설날장사에 오른 박영배(현대삼호중공업)는 현일고가 배출한 최고의 스포츠 스타.

현일고는 교내에 다양한 체육 시설을 마련, 엘리트 선수를 육성하는 한편 생활 체육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배구부와 씨름부는 숙소가 딸린 전용 체육관에서 실력을 다지고 있고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대운동장과 우레탄이 깔린 농구장, 웨이트 트레이닝장, 실내 골프연습장 등에서 스포츠 활동을 하고 있다.

이 덕분에 현일고는 엘리트 대회뿐만 아니라 비등록(생활체육)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다소 의아하게 여겨질 정도인 현일고의 스포츠 사랑은 3대에 걸쳐 실천되고 있다. 1953년 현일고(당시 고아고등공민학교)를 설립한 장 교장의 할아버지 명상(작고) 씨는 학교를 알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스포츠에서 자랑할만 한 성적을 내는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육상, 배구부 운영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

장 교장의 부친인 영희(고아학원 재단이사장) 씨는 체육 교사 출신으로 육상과 핸드볼 종목의 지도자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운동선수들의 심리 상태까지 고려, 숙소를 배정할 정도로 꼼꼼한 지도력을 보였다. 병마로 휠체어를 타야만 움직일 수 있는 그는 거동이 불편하지만 대회 때마다 경기장을 방문, 선수들을 격려하는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장 교장은 "체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어릴 때부터 몸소 체험했다."며 "'현일고 학생들은 체육 학교답게 성격이 밝고 매사에 적극적이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소개했다. 장 교장은 "3개의 운동부가 있는 현일중까지 포함, 선수들의 뒷바라지를 전적으로 재단이 책임지고 있다."며 "매년 수억 원의 돈이 들어가지만 그만큼 보람을 갖는다."고 말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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