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이 완연해진 지금 '바다이야기'는 한 여름날의 추억이 되어 버렸는지 이렇다할 결말도 없이 수그러드는 듯 하다.
일반인들이야 안을 들여다 볼 수 없는 화려한 인테리어의 성인오락실 바다이야기가 횟집인지, 오락실인지 구분이 안 갔을 터이지만, 그 바다이야기가 늦여름 이렇게 온 국민을 울화통 속으로 몰아넣었었다.
그 바다이야기 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일확천금을 꿈꾸게 만드는 분위기가 숙지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되겠지 하면서 로또를 정기적으로 구입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주말이면 생업을 팽개치고 경마, 경륜, 경정장에서 '대박 환상'에 빠져 있는 사람도 적지 않다.
도박이란, 우연에 의해서 결정되는 불확실한 결과에 돈이나, 금품을 걸고 승부를 거는 행위다. 도박에 한번 빠지게 되면 중독의 특성인 내성이 나타나게 된다. 패가망신할 것을 알면서도 도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 강한 중독성 때문이다.
실제 확률보다는 자신이 게임의 결과를 통제할 수 있는 힘이 더 크다고 믿거나, 다음번 게임에서는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겼을 때는 자신의 능력으로 돌리고, 패배했을 경우에는 운이 나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 특정한 물건을 소지하거나, 특정한 의식이나 행동을 하면 승리에 도움이 될 거라는 미신적인 생각도 하게 되고, 잃었던 게임보다는 약소하나마 승리했던 게임만을 더 잘 기억하는 특성을 갖기도 한다.
이러한 도박이 성행하게 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터이다.
무엇보다 환경적으로 건전한 놀이문화가 발달하지 못하거나, 주변에 도박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 때 사행사업은 만연하게 된다. 또 개인적으로는 정서적으로 미성숙하거나, 스트레스에 대한 대처능력이 부족, 충동적이고 욕구만족만을 추구하거나, 스릴과 쾌감만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할 때 도박에 쉽게 빠져들게 된다.
우리가 이러한 도박을 경계하는 것은, 도박의 속성상 자제력을 잃게 되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개인의 능력뿐만 아니라 가족기능을 붕괴시키는 등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시킨다는 데 있다.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보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개인이 많아지고, 또 이러한 사람들이 주변에서 잘 사는 것이 보여 질 때, 이 사회의 붕괴는 불보 듯 뻔한 일이다.
최근 사행성 오락이 이렇게 성행하는 데는, 말할 것도 없이, 정부에서 상품권 등을 승인해주고 권력과 연루된 여러 가지 잘못된 시책에 책임이 있다. 그 잘못된 시책의 연쇄반응으로 한탕주의가 만연하게 되고 너도나도 '대박'을 꿈꾸는 한 언제든지 새로운 '바다이야기'는 나타날 수도 있다.
'어제 저녁 오락실에서 200만원을 건졌다.' '지난 일요일 화상경마장에서 300배 터졌다.' 하루하루 묵묵히 사는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에 솔깃해지지 않아도 좋을,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추억 속으로 묻혀가는 바다이야기를 회상해본다.
서중교 에스제통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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