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80여개大 인문학 진흥책 촉구…진흥기금설치 요구

고려대 교수들이 인문학 위기 타개를 촉구하는 '인문학 선언'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엔 전국 인문대 학장들이 '인문학진흥기금' 설치 등 인문학 발전을 위한 대학·정부의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 80여개 대학이 참여한 전국인문대학장단은 25일 '오늘의 인문학을 위한 우리의 제언'이라는 성명을 내고 "오늘날 직면한 인문학의 위기가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진정성을 황폐화시킬 수 있음을 자각한다."며 "대학·정부는 시장논리에 영합하지 말고 충실한 인문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명에 참여한 대학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서울 소재 주요 국립 및 사립대, 지방의 주요 대학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장단은 "정부는 인문학 진흥을 위해 일시적인 미봉책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와 관계기관이 '인문학 진흥기금'을 설치하고 관련 법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국가 주요 정책위원회에 인문학자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 인문학적 가치가 국가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라."고도 요구했다. 학장단은 인문학 진흥을 위한 대책으로 ▷인문학 중장기 발전방안을 기획·실천할 기구로 교육부총리 산하에 가칭 '인문한국위원회'(Humanities Korea)를 설치할 것 ▷전국인문대학장단·교육부·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인문학발전추진위원회'를 즉각 구성할 것 등도 제안했다.

박성창(국문학) 서울대 교수는 "학과 위주의 폐쇄된 연구 시스템과 국내 대학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급작스럽게 시행된 학부제가 인문학 연구·교육의 황폐화를 초래했다."며 "현재의 학부제는 심화된 형태의 교양교육을 가능하게 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일부 인기전공이나 교과목에 몰리게 해 기초학문이 고사하는 결과를 빚었다. 학부제의 기존 취지와 인문학 교육을 살리려면 학제간 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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