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도 철도변 정비계획에서 제외된다는 것이 사실입니까?"
철도변 정비사업을 전제로 대구 도심을 통과하는 경부 고속철 구간의 지상화에 찬성했던 주민들 가운데 사업계획안에 자신들의 동네가 정비사업에 편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발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대구 동구 송라아파트 주민들의 반기(본지 14일자 4면보도)에 이어 대구 서구 비산1동 비산성당 주변 주민들도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지상화 사업진행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구 비산1동의 철로와 비산성당 사이 거리는 불과 4m정도. 철도와 소방도로를 사이에 두고 비산성당 뿐 아니라 7층과 8층에 이르는 빌라 두 채(30여 가구), 집들이 연이어 있다. 철도변 정비사업 계획안대로 철도변에 녹지 10m, 도로 10m를 확보하려면 비산성당과 빌라도 손을 대야 하는 상태.
하지만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대형 건물은 최근 정비대상에서 제외시킨다고 원칙을 정해 이를 알지 못하던 성당과 빌라 인근 주민들이 자신들 역시 정비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민 장영자(69·여) 씨는"성당을 그대로 두겠다면 성당옆으로 우회도로를 내서라도 이 지역을 정비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며"정부가 관련경비 투입을 줄이려고 고속철지상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우리를 철도변 정비사업에서 빼는 것은 결국 돈을 적게 들여 공사하고, 우리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살라는 꼴"이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서구 고속철지상화추진위원회 위원인 복진원(71·서구 비산1동) 씨는"40여 년 동안 철도변에 살면서 기차소음을 참아오다 정비사업에 포함된다는 공단 측 말에 고속철 지상화에 찬성표를 던진 것"이라면서"비산성당과 빌라를 뜯어내지 않고 주변의 집들도 정비사업에서 제외된다면 그냥 두고 보지 않겠다."고 흥분했다.
현재 대구 도심통과 경부고속철 지상화사업은 고속철 지상화, 총 사업비(본선사업비 6천478억 원, 철도변 정비사업비 6천629억 원), 사업기간(2010년 완공예정)만 결정돼 있을 뿐이며 철도변 정비사업을 위한 실시설계안은 오는 12월말 나올 예정이다.
이와 관련, 대구시 정책개발담당관실 조영성 정책3팀장은"공단에서 아직 실시 설계안이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주민들에게 공식적으로 답변을 주기는 힘든 단계"라며"주민들의 의견이 공단에 충분히 전달된 만큼 좀더 시간을 두고 기다려본 뒤 행동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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