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파연대' 가시화…與, 대응방안 '고심중'

한나라당과 뉴라이트 세력의 '우파연대'가 가시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열린우리당이 대응방향을 놓고 고심 중이다.

겉으론 한나라당과 손잡은 뉴라이트를 겨냥해 "추한 몰골의 올드 라이트"(우상호 대변인) "한나라당의 학도호국단"(민병두 홍보기획 위원장)이라고 맹공을 퍼붓고 있지만 여당 내에서는 "이쪽에서도 뭔가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류가 감지된다.

내년 대선정국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한나라당을 중심고리로 우파진영 내의 세력들이 결속하고 있는 현 상황을 이대로 수수방관해서는 곤란한 것 아니냐는 상황인식에서다.

특히 보수진영이 '진보우파' '발전적 보수' '합리적 보수'라는 신개념을 동원하며 보수대연합의 이론적 토대 짜기에 적극성을 보이자 우리당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욱 심화되는 듯한 분위기다. 하지만 우리당으로서는 현실적으로 보수진영의 공세적 움직임에 대응할 마땅한 카드를 찾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뉴라이트와 같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외곽그룹들이 없을 뿐더러, 내부적으로 세력 결속을 이끌어낼 '동력'과 '여건'도 성숙해 있지 않은 분위기다. 올 1월 진보적 지식인들이 '지속가능한 진보'를 기치로 출범시킨 '좋은정책포럼' 정도가 그나마 싱크탱크로서의 활동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여당 내에서는 '우파연대'와 같은 세규합 형태보다는 새로운 이념좌표를 제시하면서 자연스럽게 진보진영 내 세력들을 한 울타리로 묶어내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한 초선의원은 "중요한 것은 새로운 시대정신과 가치를 내놓는 일"이라며 "외곽그룹이 바깥에 있으면서 싱크탱크 역할을 할 때는 참신하지만 현실 정치세력과 연계하면 그 의미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당 내에서 이른바 '신(新)중도'를 새로운 이념노선으로 설정하려는 움직임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도 주목되는 요소 중 하나. 신중도는 독일 좌파의 '노이에 미테', 영국의 '제3의 길', 미국의 '신민주' 운동과 유사한 개념으로, 좌우 이념대결에 벗어나 새로운 시대정신을 내건 중도노선을 뜻한다.

이념적 탈색을 통해 지지층의 외연을 확장하는 동시에, 한나라당이 대선정국에서 활용하려는 좌우 이념대결 구도를 미리 허물어버리려는 의도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전략통 의원은 "내년 대선은 좌·우 대결이 아닌 중도와 우파 간의 대결 구도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물론 '신중도'라는 형식적 개념에 어떤 내용을 담아낼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 초선의원은 "좌우 한쪽에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있지만 정작 어떤 가치를 전면에 내세울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해서는 분명한 답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당 내 탈계파 초선의원 모임인 '처음처럼'이 28일 창립식을 갖고 '좋은정책포럼'과 함께 '2007년 대선과 민주개혁세력의 진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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