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항일운동 허위 선생 장손녀 "할아버지께 큰 절 올리고파"

"이번 추석에는 고국땅을 밟은 후 구미에 있는 할아버지 산소에 가서 큰절을 드리고 싶습니다."

구한말 항일의병장으로 활약했던 선산출신 왕산 허위(1854~1908) 선생의 장손녀이자 독립운동을 하다 옥고를 치른 왕산의 장남 허형(일명 허학.1887~1940)의 둘째 딸인 허로자(80) 할머니가 이번 추석에 생전 처음으로 할아버지의 고향인 구미를 방문한다. 허위 선생의 후손중 최고령 생존자인 허 할머니의 구미방문 소식이 알려지자 구미와 대구지역의 종친들과 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이 허 할머니를 맞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이번 허 할머니의 구미방문은 우즈베키스탄을 공식 방문 중인 한명숙 총리와 '깜짝 만남'을 가진 자리에서 한국 정부의 특별초청 형식으로 한국 방문이 확정됐다.

1907년 허위 선생이 서대문형무소에서 1호 사형수로 처형된 뒤 네 아들 모두가 일경의 검문을 피해 만주와 연해주로 뿔뿔이 흩어졌다. 1926년 연해주에서 태어난 허 할머니도 1937년 옛 소련 정부의 극동 유민 강제이주 정책에 따라 부모와 함께 카자흐스탄을 거쳐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까지 흘러와 지금까지 살고 있다.

키르키즈스탄에 거주하던 허위 선생의 네째 아들인 허국(1971년 사망)의 아들 게오르기(62), 블라디슬라프(55) 씨 형제와 가족 8명은 지난 7월 한국에 귀화해 살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허 할머니가 영구귀국 의사를 희망할 경우에 대비해 특별귀화 등 후속대책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허위선생 기념사업회도 허 할머니의 지원책 마련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한편 구미시는 지난해부터 45억여 원을 들여 선생의 손자 허경성(79·대구 산격동) 씨가 기부한 구미시 임은동 생가 터에 기념공원과 기념관, 사당, 전시·교육장 등을 짓는 '허위 선생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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