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시간이면 풍경에 취하겠네…고창의 볼거리들

선운사에서 도솔암을 향해 오르다가 꽃무릇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무렵이면 오른쪽으로 큰 소나무가 나타난다. 수령 600년의 장사송이다. 위로 가지를 펼친 모습이 특이한 모습이다. 그 옆엔 신라 진흥왕이 왕위를 버리고 출가해 수도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진흥굴이 있다.

진흥굴 앞에서는 사자암이 있는데 사자가 돌아앉아 내려다보는 형국으로 도솔천에 침입하는 마귀를 몰아 낸다고 전한다.

진흥굴을 지나 도솔암에 도착하면 커다란 봉우리가 나타나는데 이것이 천마봉이다. 서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도솔천의 비경이 발아래 내려다보인다. 낙조대와 함께 가장 많이 다녀가는 관광명소다.

도솔암을 지나 오른쪽으로 난 바위계단을 올라가면 내원궁이다. 서쪽 동불암에 있는 높이 17m의 무뚝뚝한 표정의 마애불도 볼거리.

선운산 정상인 낙조대에 올라봐야 선운사를 논할 자격이 있다고 한다. 그만큼 경치가 뛰어나다는 말이다. 구시포와 곰소만이 한눈에 보인다.

높이 336m의 선운산은 '호남의 내금강'이라고 불릴 정도로 경치가 뛰어나다. 3시간 정도 걸리는 산행은 선운사→진흥굴→도솔암→마애불상→용문굴→낙조대→천마봉 코스가 일반적이다.

내려오는 길. 선운사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꽃무릇 여행이긴 하지만 선운사 자체만으로도 볼거리는 많다.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 때(577년) 검단선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1,500년 된 고찰. 당시엔 3천 명이 넘는 승려가 수도하던 대찰이었다. 하지만 정유재란 때 본당을 제외하고 모두 불에 타 사세가 축소됐다. 그래도 전북에서 가장 큰 사찰로 통한다. 대웅전, 금동보살좌상 등 보물 5점과 천연기념물 3점, 전북 유형문화재 9점이 있다.

절 앞에 차밭이 있다. 꽃무릇에 취해 그냥 지나쳤다가 여유를 가지니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푸른 차밭 사이로 잡초인듯 보이는 풀이 붉은 꽃을 피웠다.

숲길 자체도 아름답다. 꽃무릇 때문에 자칫 모를 수 있지만 숲길을 따라 가다보면 가슴 설레는 풍경과 자주 마주친다.

선운사는 30일 오후 7시 경내에서 산사음악회를 연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천년을 이어오는 소리' 임을 내세운다. 신효범, SG워너비, 쥬얼리의 박정아, 동국대 손재현 교수 등이 출연하고 무용단 공연도 있다. 문의=063)561-1422.

고창군에선 때마침 28~10월1일 4일간 제11회 고창수산물축제를 연다. 선운사 입구와 하전.만돌.동호마을에선 갯벌 생태체험을 하고 복분자와 풍천장어를 시식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이 펼쳐진다.

선운산 공원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수산물 판매 및 먹거리 장터, 풍천장어 요리체험이 관광객들에겐 볼거리. 바지락 까기 대회와 수산물요리 품평회, 주꾸미 아저씨 선발대회, 수산인과 관광객 줄다리기 등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축제 종합안내=063)560-2727~8.

박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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