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택투기지역 해제…가을 신규분양 '봇물'

추석 연휴가 끝나면 가을철 '분양 시장'이 본격적으로 문을 열게 된다.

올 가을철 분양 시장은 정부의 3·30 조치로 분양 시장이 침체되면서 여름은 물론 9월 분양 대기물량까지 한꺼번에 쏟아지는 탓에 어느 때보다 집중적으로 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10월부터 두 달간 대구지역에서 분양되는 예정물량은 6천~7천 가구 정도. 당초 1만여 가구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부 대단지와 인·허가 지연과 분양 시기 조정 등으로 내년 봄 시즌으로 연기됨에 따라 다소 줄어들었다.

분양대행사 대영의 이호경 대표는 "가을철 분양 시장에 나오는 단지들의 경우 지역별로 고르게 분포된데다 분양 가격 또한 3·30 조치 등의 여파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계약금 인하나 중도금 무이자 등 계약에 따른 혜택도 두드러진 특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별 분양 물량

우선 수성구에서는 5~6개 단지 정도가 신규 분양에 나선다. 수성구 분양 물량의 특징은 기존 분양 물량이 수성 3가와 시지 지역에 집중된 것과는 달리 다양한 지역에서 단지 분양이 이뤄진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가장 큰 단지는 1천400가구 규모의 상동 동일 레이크시티로 전체 가구수의 80% 정도가 30평형대와 40평형 초반 평형으로 구성된다. 분양 시기는 11월 초순이며 분양가는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았지만 평당 900만 원 중·후반대 가격이 될 것이란 것이 회사 측의 설명. 수성못과 신천 등을 접하고 있지만 정화 우방팔레스를 빼고는 10여 년 동안 사실상 신규 단지 분양이 없었던 수성구내 개발소외지역이란 점에서 분양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곳이다.

범어동에서는 단지 규모는 적지만 비교적 알짜로 꼽을만한 두 개 단지의 아파트형 주상복합 단지가 분양에 들어간다. 1990년대까지 단독 주택지로는 최고 요지로 꼽혔던 법원 인접 북편지역(범어동)에 화성산업이 11월 말쯤 298가구를 분양하며 롯데건설은 그랜드호텔 동편, 범어네거리에 217가구 주상복합단지를 10월말 분양할 계획이다. 두 개 단지 모두 전통적인 주거 선호지역에 위치해 있는데다 대규모 공원지역을 끼고 있으며 분양 가격은 1천200만 원 전후대가 될 전망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대구지역 평균 분양률이 계속 하락해 온 만큼 상대적으로 입지 조건이 양호한 범어동의 두 개 단지 성공 여부가 올 가을 이후 분양 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 오는 11월 초 유성건설이 사월지구 경산 이마트 인접지에 34평, 40평형대 위주로 구성된 119 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분양한다. 우방은 이마트 건너편 지역에 우방 유쉘 2차 단지를 분양한다. 분양 가격은 유성이 30평형 기준으로 780만 원대, 40평형은 870만 원 선이 될 것으로 보이며 우방은 1차 단지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달서구 지역에서는 한동안 분양이 없었던 장기·용산지구에서 분양이 시작된다.

태왕이 10월말쯤 죽전네거리 용산동 건너편 감삼동에 512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분양한다. 수성구 범어네거리와 비슷한 입지 조건을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 곳이고 이 지역에서는 사실상 처음으로 분양되는 대단지 주상복합아파트인 만큼 계약률이 대기 물량이 많은 향후 달서구 지역 주상복합 아파트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월배지역에서는 KCC건설과 계룡건설이 299가구, 816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분양하며 대곡동에서는 화성산업이 224가구를 12월 초순쯤 분양한다.

또 동구에서는 GS건설이 구 영신고 부지에 790가구를 분양하며 신일이 10월말쯤 신서동 해피트리 2차단지(930가구)를 분양하며, 북구에서는 대림산업이 읍내동 지역에 608가구, 한라주택이 태전동에 300가구를 10월쯤 분양한다. 분양 가격은 대림이 33평형을 기준으로 2억 4천만 원, 한라가 2억 1천만 원 정도가 수준이 될 전망이다.

한편 북구 침산동에서는 삼환이 50평형 이상 중대형 주상복합단지인 아르누보팰리스(530가구)를 11월쯤 분양할 계획이며 평당 가격을 1천100만 원으로 잡고 있어 수성구 지역을 제외하고는 최고가 분양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분양 시장 전망

주택업계에서는 가을철이 전통적인 분양 시즌인데다 정부가 수성구·중구·달성군 등 일부 지역에 대해 주택투기지역 해제 조치를 내린만큼 올 상반기 보다는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화성산업 권진혁 영업부장은 "아직 상반기 미분양 물량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지만 투기지역 해제가 분양 시장에서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3·30 조치 이후 실수요자들까지 계약을 꺼려온 만큼 시장 대기 수요도 상대적으로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분양 가격면에서는 올 상반기는 물론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할 때 지역별로 큰 변동 상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분양이 없었던 일부 지역의 경우 상대적으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수성구 범어동이나 시지, 월배, 동구 신서동 지역은 주택업체에서 계약률을 올리기 위해 분양가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상반기 이후 쌓여 있는 대구지역 전체 미분양 물량 8천여 가구가 신규 분양 시장 계약률에 어느 정도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주택업계 관계자들은 "3·30 조치 이후 분양 시장은 말 그대로 묻지마식 '계약 기피 현상'이 두드러졌다."며 "시장이 조정기를 거친 만큼 어느 정도 수요가 되살아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내년 이후 주택 경기가 아직 불투명한데다 미분양 물량이 많아 계약자 입장에서는 시기적으로 아직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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