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7일 내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성장동력 확충과 복지에 초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상은 올해와 같이 사회복지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 사회복지·보건분야에 배정된 금액은 61조 8천억 원으로 13개 분야 가운데 가장 많고 증가율도 10.4%로 두번째로 높다.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5.9%로 올해의 24.9%와 차이가 없다.
하지만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연구·개발(R&D) 예산 증가율은 10.5%로 가장 높지만 실제 배정된 금액은 9조 8천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9천억 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게다가 산업·중소기업 등 경제개발예산은 거의 동결 수준인 0.9%에 불과해 '복지 올인'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예산의 주요 분야별 사업내용을 알아본다.
◆사회복지·보건=기초생활보장 대상자 증가에 따라 예산이 5조 3천438억 원에서 6조 5천907억 원으로 늘어난다. 차상위 중증장애 노인들을 집에서 수발해주는 '노인돌보미바우처' 제도에 389억 원이 투입되고, 보육료 지원대상 아동(0~5세)도 대상 아동의 50%에서 70%로 높인다.
시·군·구가 운영하는 노인치매병원을 올해 6개에서 내년 10개로 확대하고 사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요양시설도 137개 신축한다. 사회서비스 공급 확대 정책으로 빈곤층 거주지역 아동에게 급식과 학습 지원을 해주는 지역아동센터를 올해 902개소에서 내년 1천800개로 확대한다. 영세민·근로자 등에 대한 전세지원금 예산은 2조 7천억 원으로 올해보다 7천억 원 확대한다.
무주택 빈곤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매입임대를 연간 4만 5천 호에서 6만 5천 호로, 전세임대를 연간 1천 호에서 5천800호로 각각 늘린다.
◆교육=내년에 배정된 예산은 30조 9천억 원으로 7.4%가 증가했다. R&D, 복지, 국방 다음으로 높은 증가율이다.
정부보증 학자금 융자지원을 위한 국고지원금액을 올해 1천490억 원에서 내년 2천189억 원으로 늘린다. 사교육을 학교내 교육으로 흡수하고 계층간 불평등 해소를 위해 방과후 학교에 1천17억 원을 지원한다. 지자체 부담액까지 포함하면 2천34억 원이 투입된다. 또 취학전 만5세 아동 무상교육 대상자도 14만 2천 명에서 15만 2천 명으로 늘린다. 2008년부터는 방과후 학교 사업을 지방으로 이양하면서 지방교육재정 교부율을 2007년 19.4%, 2008년 19.8%, 2010년 이후 20.0% 등으로 단계적으로 상향조정한다.
◆국방·통일외교=국방은 군 구조를 병력위주에서 첨단기술 전력 위주로 개편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F-15K급 전투기, 3천t급 잠수함 확보, KDX-Ⅲ(이지스함), T-50 고등훈련기에 대한 투자 등 방위력 개선에 올해보다 17.5% 증가한 6조 8천23억 원을 투입한다.
장병의 처우개선을 위해 병장 월급을 7만 2천 원에서 8만 8천600원으로, 상병은 6만 5천 원에서 8만 원으로, 일병은 5만 8천800원에서 7만 2천300원으로 각각 올리고 병사들의 침상도 침대형으로 점차 늘린다.
통일분야중 남북협력기금에 대한 일반회계 출연금을 올해와 같은 6천500억 원을 배정하는 등 대북관련 예산은 적정 수준으로 유지한다. 그러나 남북협력기금사업이 올해 5월 종료됨에 따라 통일부문 예산은 올해 1조 3천756억 원에서 내년에는 1조 716억 원으로 줄어든다.
◆외교분야=예산은 올해보다 2천억 원 가량 증가한다. 경제력에 걸맞는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위해 국제기구분담금 체납액을 2008년까지 해소하기 위해 내년에 2천300억 원을 배정했다. 국민들의 여권발급 편의를 위해 관련 경비를 365억 원에서 661억 원으로 올린다.
◆산업·중소기업=올해보다 0.9% 증가한 12조 5천억 원이 배정됐다.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 구조 고도화, 창업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데 초점을 맞춰 관련 예산을 올해 4천880억 원에서 8천400억 원으로 늘렸다. 중소기업 R&D 투자 예산을 2천679억 원에서 3천600억 원으로 확대하고 부품소재 기술개발과 기반구축에 2천691억 원을 투입한다.
에너지 저소비형 경제구조 정착을 위해 에너지절약전문기업과 에너지절약자발협력 기업들이 기존 시설을 에너지 절약형으로 교체하는데 올해보다 542억 원 늘어난 3천657억 원을 지원한다. 석유비축 물량은 올해 59일분에서 내년에는 63일분으로 늘린다.
◆농림·해양·수산=대외개방에 따른 충격 완화와 경쟁력 확보에 중점을 뒀다. 쌀소득보전 직불금 예산을 올해 1조 6천억 원에서 내년 2조 원으로 늘리고 농어촌 저소득층 영유아자녀 양육비도 157억 원에서 201억 원으로 늘린다. 부채농가 농지매입 사업예산도 올해보다 144억 원 늘어난 566억 원을 배정하고 시·군 단위로 종자·비료 등을 통일해 1개 브랜드를 육성하는 쌀·과수·원예작물 브랜드화에 177억 원을 투입한다.
◆수송·교통·지역개발=내년에 공기업과 지자체까지 포함한 공공건설투자에 올해보다 7.4% 늘어난 48조 7천억 원을 배정했다. 도로공사는 건설중인 공사의 완공에 초점을 맞춰 김천-현풍, 상주-청원, 익산-장수, 고창-장성 등 4개 고속도로는 계획대로 내년에 완공한다. 경부고속철도 부산-대구 구간이 계획대로 2010년에 완공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호남고속철도는 내년에 기본설계작업을 계속 진행한다.
또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관련해 원주-강릉 철도와 평창-진부 국도건설, 영동고속도로 확장 등에 800억 원을 투입한다. 철도공사 경영개선을 위해 정부지원액을 올해 9천억 원에서 내년 1조 500억 원으로 늘린다.
◆국가균형발전=올해 6조 7천72억 원에서 6.3%가 늘어난 6조 3천114억 원이 배정됐다. 분야별로는 지역개발 4조 3천570억 원, 지역혁신 1조 5천18억 원, 제주특별자치도 3천484억 원 등이다.
지자체 자율편성사업을 대폭 늘려 관련 예산을 올해 2조 8천억 원에서 내년 4조 5천억 원으로 늘리는 한편 세출구조조정, 전년도 추진실적등을 평가해 지원하는 인센티브 예산도 113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늘렸다.
◆연구개발(R&D)=내년에 9조 8천억 원이 배정돼 올해보다 10.5% 늘어난다. 기초과학 학술연구 조성에 1조 805억 원을 배정, 연구·개발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올해 24%에서 내년 25%로 높였다. 미래성장동력과 직결되는 핵심기술에 대한 지원을 강화, 핵심부품 소재개발에 올해 2천520억 원에서 내년 2천691억 원으로 지원을 확대하고 지능형 로봇을 비롯한 미래유망기술에 대한 지원도 늘리기로 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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