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견을 깨는 배우들이 있다. 드라마·영화 등을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와 실제 모습이 다른 경우다.
배우 박시연(27)도 이런 부류에 속하는 배우가 아닐까 싶다. 높은 콧날과 작은 얼굴, 큰 눈으로 대표되는 서구적인 마스크에 톱스타 에릭의 여자친구라는 수식어는 그를 도도할 것 같은 여배우로 만들었다.
영화 데뷔작 '구미호 가족'(감독 이형곤, 제작 MK픽처스)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박시연을 만났다. 박시연은 사람이 되고 싶은 구미호 가족의 좌충우돌 해프닝을 담은 이 영화에서 첫째 구미호를 연기했다.
인터뷰 자리에서 접한 그는 대범하고 긍정적인 성격을 갖고 있었다. 조용조용한 말투 속에서 당찬 성격이 느껴졌다.
영화 출연 경력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덜컥 주연을 맡는다는 것은 어떤 배우에게나 부담스러운 일.
"첫 주연이라 부담스럽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박시연은 "부담스러운 면이 없지는 않았지만 선배님·선생님들이 함께 출연해 마음은 편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예상과는 다른 대답이다.
"처음에는 큰 스크린에 제 얼굴이 클로즈업돼 나오는 것이 걱정됐어요. 그렇지만 영화는 저에게는 생소한 장르라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뮤지컬 영화라 생소하기도 했지만 내용이 독특하다는 점에 끌렸습니다. 그래서 준비도 많이 하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는 앉아서 걱정하기보다는 행동으로 옮기는 배우였다. 연예계 데뷔 과정 역시 그런 성격이 그대로 반영된 경우.
박시연은 "하고 싶은 일은 꼭 해야 하는 성격"이라면서 "죽이 되든 밥이 되는 안 해보면 후회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롱아일랜드대 신문방송학과를 휴학하고 2002년 국내에 들어와 모델 활동부터 시작했다. 연극배우를 선생님으로 모시고 연기 공부도 틈틈이 했단다.
"모델 에이전시를 돌며 프로필을 직접 돌렸어요. 그러던 중 중국에서 한류 스타가 될 가능성이 있는 한국 배우를 선발해 중국 드라마에 출연시키는 프로젝트가 있었죠. 거기에 응모해 중국 드라마 '봉구황'에 출연하게 됐어요."
박시연이 '구미호 가족'에서 연기한 첫째 구미호는 남자를 유혹하는 데는 천부적인 '끼'를 가진 구미호. 여자를 유혹한 뒤 정사 장면을 찍어 파는 사기꾼 기동(박준규)을 자신의 제물로 삼는다.
"남자를 유혹하는 연기가 자연스럽더라"는 칭찬에 "내게 그런 면이 있는지 몰랐다"면서 겸연쩍어했다. "연기하기가 정말 민망했다"고도 했다. 본인이 연기하고도 쑥스러웠던 모양.
박시연은 "교태라고 할 것까지는 없고 친한 사람들에게는 애교를 부리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구미호 가족'은 연기자 박시연에게 영화의 재미를 안겨준 작품이었다. 박시연은 "'구미호 가족'을 찍으면서 왜 배우들이 계속 영화를 하고 싶어하는지 알았다"면서 "곁눈질로 선배들에게 많이 배웠다"고도 했다.
박시연은 현재 로맨틱 코미디 영화 '일편단심 양다리'에 캐스팅된 상태. 그는 "무녀·구미호 등 독특한 역할을 했으니 이제는 평범한 여대생 연기를 하고 싶어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SBS를 통해 방영 중인 사극 '연개소문'에서 김유신과 안타까운 사랑을 나누는 무녀 천관녀를 연기했다.
"공중목욕탕을 가지 못하는 것 빼고는 배우가 돼서 무척 좋다"는 박시연은 인터뷰를 마치면서 "10~20년 뒤 박시연만의 연기 색깔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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