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힝기스 "내년에는 1위 탈환이 목표"

"기자 회견장에서 이렇게 많은 컴퓨터를 보기는 처음이에요"

검은색 모자와 유니폼으로 코트를 휘저은 뒤 흰색 트레이닝 복을 입고 기자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알프스소녀' 마르티나 힝기스(세계랭킹 8위.스위스)는 취재진 모두가 노트북 컴퓨터를 펼쳐 놓고 일을 하고 있는 모습에 놀란 표정이었다.

그는 27일 한솔코리아오픈 단식 1회전에서 캐롤라인 보즈니아키(292위.덴마크)를 가볍게 물리치고 2회전에 오른 뒤 전날 못했던 공식 기자회견을 함께 진행했다.

발목 부상으로 현역을 떠난 뒤 3년 만인 올해 컴백한 힝기스는 "내년에는 올해의 문제점을 극복해 메이저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고 세계 랭킹 1위 등극을 목표로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라이벌인 슈테피 그라프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올림픽공원 센터코트에서 첫 승을 올린 뒤 "그 당시 같이 뛰었더라면 좋을 뻔 했다"며 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에서 첫 경기를 치른 소감은.

▲지난 주 인도에서 투어 대회를 치르고 와 피로감이 있지만 컨디션은 좋은 편이다. 오늘 쉬운 게임은 아니었으나 일찍 끝나 다행이다. 열심히 해서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바운드가 약간 느린 게 특징인 올림픽 센터 코트에 대한 느낌은.

▲코트 바운드가 느린 바닥을 좋아한다. 센터코트와 비슷한 코트에서 열리는 호주오픈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다.

--경기 전 전미라를 만난 소감은.

▲오랜만에 만났다. 전미라와는 1994년 윔블던 대회에서 기량을 겨뤘고 US오픈에서는 복식(이상 주니어부)도 함께 뛰었다. 전미라는 더 예뻐진 것 같다.

--3년 만에 돌아와 본 톱 10 선수들의 기량은 어떤가. 예전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차이는.

▲3년 전이나 지금이나 톱10 선수들의 기량은 비슷하다. 다만 요즘 선수들은 더욱 공격적이다. 평균적으로 선수들의 기량은 훨씬 나아졌다. 지금까지 성적도 좋은 편이고 그럭저럭 난 적응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챔피언이었지만 지금은 챔피언을 따라가는 처지다.

▲쉽지는 않겠지만 복귀하면서 목표를 10위 안에 진입하는 것으로 잡았다. 내년에는 세계 1위가 목표다. 그랜드 슬램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한국에 다시 오고 싶은 생각이 있나.

▲온 지 이틀째지만 좋은 인상을 받았다. 톱클래스급 선수가 되더라도 다시 올 수 있으면 좋겠다.(한솔오픈은 상금 규모에서 4급 대회이므로 최상위급 선수는 참가할 수 없다)

--오늘 상대한 보즈니아키는 주니어 세계랭킹 1위 출신이다.

▲올 윔블던 주니어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것으로 알고 있다. 투어에서 2번째 경기인데 재능 있는 선수이고 본인도 투어 출장을 통해 많이 배웠을 것이다. 더 좋은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

--가장 까다로운 선수는.

▲킴 클리스터스(벨기에)다. 클리스터스가 힘이 좋고 경험이 많아 이기는 포인트에서는 실수를 하지 않고 점수를 따낸다.

--3년 간 공백 후 올해 풀시즌을 뛰어본 소감은.

▲올 1월 호주오픈에 가기 전 50일 간 트레이닝을 해왔고 이후 시즌 중간에 휴식기를 갖지 않고 계속 뛰어왔다. 내년에는 올해 이런 문제점을 극복해 시즌 중간에 약간의 휴식을 취하면서 페이스를 잃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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