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무슨 곶감입니까? 설 명절이면 몰라도." 맞는 말이다. 원래 곶감은 10월 초순부터 11월 중순까지 떫은 맛이 남아있는 생감을 다 익기 전에 따서 껍질을 얇게 벗긴 뒤 대꼬챙이나 싸리꼬챙이에 꿰어 햇볕이 잘들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50여일쯤 매달아 만든다. 아직 곶감 만들 재료를 따기도 전이니 추석 때 곶감은 다소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하지만 겨울 곶감은 옛말이다. 특히 국내 곶감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상주곶감의 경우, 추석 대목에 판매되는 양이 설 명절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인기가 높다. 최근 인기가 높은 반건시(겉은 곶감처럼 말랐고 속은 홍시처럼 말랑말랑한 제품)는 지난해 가을 수확한 감을 가공·건조한 뒤 영하 25℃ 냉동창고에 보관해 두기 때문에 연중 어느 때도 제 맛을 즐길 수 있다. 영하 25℃ 이하에서 보관하면 겉에 하얀 당분 가루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2년이고 3년이고 보관할 수 있다.
아울러 곶감은 영양 덩어리다. 물론 감 자체도 영양이 풍부한 과일. 100g당 당분이 14g, 비타민C는 40~60㎎, 비타민 A는 1000iu, 칼슘 13㎎, 단백질 600㎎으로 돼 있다. 곶감으로 가공하면 당분은 4배, 비타민A는 7배, 비타민C는 1.5배가 많아진다. 그늘에서 건조하는 과정에서 영양소는 더욱 풍부해진다는 뜻. 건표고가 생표고보다 비싼 이유와 비슷하다.
이런 이유로 상주 곶감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상주지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상주삼백곶감(대표 김장희)은 우체국쇼핑몰을 통해 판매되는 수백가지 특산품 중 지난 설 매출 기준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업체가 생산하는 곶감만 연간 200동. 한 동은 100접이고, 갯수로는 곶감 1만 개. 한해 무려 200만개에 이르는 곶감을 생산한다는 뜻이다. 우체국 주문판매 외에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전국에서 주문을 받고, 다양한 쇼핑몰도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지역 백화점에서도 이 제품을 만날 수 있다.
고재협 공장장은 "가격이 결코 싼 편이 아닌데도 전국적으로 주문이 몰려 생산량을 맞추기 힘들 정도"라며 "현재 냉동창고에 저장된 곶감을 포장하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새벽부터 밤 12시까지 작업해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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