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문희상(文喜相) 의원은 28일 "민주냐, 반민주냐의 이분법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며 "민주화 투쟁의 시대는 끝났고 민주화의 피땀어린 노력은 인정하되 과거의 기억으로 묻어야 한다."며 차기 대선을 앞둔 여권의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제안했다.
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개최된 우리당 탈계파 초선의원 모임인 '처음처럼' 창립총회에 참석해 '한국사회의 발전을 위해 버리고 가야할 5가지 사고'를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진보와 보수 및 좌파와 우파, 반미자주와 친미사대, 친북과 반북, 분배와성장의 이분법을 버려야 한"며 "이념정치는 2002년 대선으로 마지막을 고했고, 이젠 의미없고 소모적인 논쟁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좌나 우의 극단의 세력속에서 중도의 모습에 눈을 돌려야 한다."며 "참여정부의 5년은 소모적인 이념대결을 완전히 종식시키고 중도세력이 자리잡기 위한 과도기였고, 과도기를 거치는 동안 더욱 시끄러웠던 5년으로 기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의 시대는 '시대에 대한 열린자세로 힘을 모아 미래로 향해 나가는 세력'과 '닫힌 자세로 편을 갈라 과거로 회귀하려는 세력간 한판 승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 뒤 "새로운 정치는 특정지역을 기반으로 삼지 않는 전국정당을 만들어야 하는 의무가 있다."며 "새 정치의 대원칙은 탈이념과 국민대통합이고, 새 정치의 동력은 중산층과 서민·중도세력"이라고 규정했다.
창립총회에 이어 '처음처럼' 주최로 열린 '2007년 대선과 민주개혁세력 진로' 토론회에서도 민주 대 반민주 구도를 대체할 차기 대선 구도와 정계개편 방향을 놓고 참석자 간에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민병두 의원은 발제를 통해 "민주 대 반민주 구도는 정치적 민주주의, 절차적 민주주의의 완수와 함께 한계에 봉착했다."며 "일자리 창출, 노후, 주택 및 부동산, 의료서비스, 교육, 남북관계 및 한미관계 등 생활밀착형 이슈가 차기 대선에서의 주요한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7년 대선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정치적 액터(actor)가 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퇴임하는 대통령이 선거에 개입하면 할수록 부작용이 심해져 왔던 것이 우리 역사의 교훈"이라고 지적하면서도 "노 대통령과 '친노'(親盧) 세력을 제외한 헤쳐모여는 범민주세력의 또 다른 분열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으며, 특정세력을 배제하는 헤쳐모여가 아니라 메인스트림을 중심으로 해서 신개혁세력을 결집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상호 한양대 교수는 "열린우리당은 중도 보수화의 퇴행적 경로를 아주 일관되게 걷고 있다."며 "대중의 불신이 너무 깊으며 혹 요행으로 집권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오늘의 비극이 되풀이될까 더 두렵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이어 "한국사회에서 다수 대중은 진보적 중도이며, 이들이 원하는 핵심의제는 교육, 부동산, 고용, 환경문제"라며 "여권의 곤란은 참여정부의 정책실패에 기인하며 해답은 확실한 정책선회"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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