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기는 추석 연휴 때 빠질 수 없는 이벤트의 하나다. 영화계와 극장가는 이번 추석 연휴관객이 800만 명에서 1천만 명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전부터 추석 영화하면 온 가족이 박장대소하는 '성룡표' 코미디 영화가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이번에는 눈물샘을 자극하는 영화도 적지 않다. 추석에 무슨 영화를 볼까?
◆'라디오 스타'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이 만든 감동 코드의 작품이다. 시사회를 통해 30대 이상의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안성기와 박중훈은 자연스럽고 원숙한 연기를 선보이며 '나보다 나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다소 차원 높은 주제를 실제 삶처럼 표현하고 있다.
명곡 '비와 당신'으로 1988년 가수왕을 차지했던 최곤(박중훈 분)은 그 후 대마초 사건, 폭행사건 등에 연루돼 이제는 불륜커플을 상대로 미사리 카페 촌에서 기타를 튕기고 있는 신세. 조용히 지내는가 싶더니 카페 손님과 시비가 붙어 유치장 신세까지 지게 된다. 일편단심 매니저 박민수(안성기 분)는 합의금을 찾아다니던 중 지인인 방송국 국장을 만나고, 최곤이 영월에서 DJ를 하면 합의금을 내준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그리고 라디오 DJ로 돌아온 철부지 록 스타의 겁 없는 방송이 시작된다.
◆'가문의 부활'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웃음보를 터뜨릴 수 있는 코미디 영화다. 조폭을 소재로 한 가문 시리즈 '가문의 부활'은 2탄의 정예 멤버인 김수미, 신현준, 김원희, 탁재훈, 신이 등이 현란한 애드리브와 개인기로 웃음 폭탄을 선물한다. 전라도 최고의 조폭명가로 이름을 날렸던 백호파 가문. 조폭의 천적인 검사 진경(김원희 분)을 맏며느리로 들이면서 파란만장했던 조직 생활과 작별하고 그들은 홍덕자 여사(김수미 분)의 손맛을 기반으로 '엄니 손 김치 사업'을 시작하며 새로운 가문의 역사를 만들어 간다. 그런 가문을 질투심에 가득 차 탐탁지 않게 바라보는 편이 위기에 빠뜨리게 되는데….
◆'타짜'
허영만 화백의 만화 '타짜'를 원작으로 한 작품. 추석 연휴에 개봉되는 영화 가운데 유일하게 '18세 이상 관람 가' 등급을 받았다. 조승우, 백윤식, 김혜수, 유해진 등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배우들이 연기 대결을 벌인다. 특히 명절에 빠질 수 없는 국민 놀이인 '화투'라는 친근한 소재를 다루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가구공장에서 일하던 평범한 청년. 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세계로 접어든다. 재미로 잡은 화투패로 그의 인생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잃은 돈을 되찾기 위해 시작했지만, 짜릿한 승부의 맛을 잊을 수 없다. 일장춘몽. '타짜'는 인간의 허황된 욕심과 욕망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제로 한 이 작품은 단순한 멜로 영화가 아니라 '사형제도'라는 묵직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세 번째 자살도 실패한 그 해 겨울, 모니카 고모의 손에 이끌려 교도소에 간 유정(이나영 분)은 독해 보이는 창백한 얼굴의 사형수 윤수(강동원 분)를 만난다. 교도소 면회실. 두 사람이 마주 앉는다. 부유하고 화려한 여자와 가난하고 불우했던 남자. 너무도 다르지만, 똑같이 살아있다는 것을 견딜 수 없어하던 그들. 처음엔 삐딱하고 매몰찬 말들로 서로를 밀어내지만, 이내 서로가 닮았음을 알아챈다. 조금씩 경계를 풀고 서로를 들여다보기 시작하는 두 사람. 조그만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의 온기만큼 따스해져가는 마음. 그들은 비로소,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진짜 이야기'를 꺼내놓게 된다. (2006년 9월 28일자 라이프매일)
김교영 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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