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MP3플레이어 '가격경쟁' 점화…1GB 10만원대 공식 깨

국내 MP3플레이어 업계에 '가격 전쟁'의 총성이 울렸다.

엠피오와 애플컴퓨터 등 주요 업체들이 속속 '1GB급 = 10만원대'의 공식을 깬 저가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실속파' 소비자들에게 제품 선택권이 더욱 넓어진 반면 업체들에게는 가격 인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엠피오는 28일 신 제품 'FY800'을 공개하며 2GB급은 9만9천원에, 1GB급은 7만9천원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1년간 원가 절감을 집중 연구해 낮은 판매가에서도 적정 마진을 남길 수 있게되자 내놓은 '야심작'이라는 설명이다.

애플컴퓨터도 10만원 벽을 깼다. 회사 측이 같은날 발표한 초소형 MP3P '아이팟 셔플' 신모델의 1GB급 가격은 8만9천원. 디자인을 개선하면서도 가격은 예전 셔플(11만원)보다 2만원 가량 더 낮췄다.

현재 삼성전자[005930], 레인콤[060570], 코원[056000] 등 다른 업체들의 1GB급 제품 정가는 14만∼19만원선이다.

이런 가격 인하에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한 몫했다. 원가만 높이고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힘든 기능은 과감히 배제한다는 것.

엠피오는 디스플레이를 흑백으로 만들고 불필요한 버튼 디자인은 삭제하며 제품가를 낮췄다. 반면 FM라디오와 보이스레코딩 등 소비자들에게 각광받는 기능은 살려 품질을 종전과 같은 수준으로 맞췄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애플의 셔플은 아예 디스플레이가 없다.

애플은 또 '규모의 경제' 덕도 많이 봤다. 세계 1위의 MP3P 제조사라 플래시메모리 등 핵심 부품을 대량으로 싸게 구매할 수 있어 가격 인하의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이번 제품의 경우 애플이 아이팟나노 등 일부 신제품의 CPU(중앙처리장치) 칩셋을 삼성전자 제품으로 바꾸면서 칩 주문량이 늘자 삼성의 메모리 납품가를 추가로 낮추는데 성공, 제품 원가를 더 내릴 수 있었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국내 한 MP3P 업체 관계자는 "계속 MP3P 가격이 떨어지면서 시장이 디자인과 기능을 강화한 고가 모델과 가격을 강조한 저가 제품으로 양분되고 있다"며 "현재의 저가 트랜드에 대처는 해야 하나 가격 인하가 회사 브랜드에 미칠 영향 등도 무시할 수 없어 신중히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하를 하려면 우선 싸게 팔아도 이익이 남는 제품을 내놔야한다"며 "엠피오와 애플 외 다른 업체들도 결국 가격 인하에 동참은 하겠지만 이처럼 제대로 된 저가형 모델을 내놓는데에는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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