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혈육도 우정도 없는 추석 극장가 대결

'혈육도, 우정도 승부 앞에선 어쩔 수 없다.'

추정치 1천만 관객을 서로 불러모으기 위해 혈투에 가까운 경쟁을 벌이는 추석 연휴 극장가에 보기 드문 대결이 펼쳐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선 '가문의 부활'의 김용건과 '구미호 가족'의 하정우. 두 사람은 하정우가 '용서받지 못한 자'로 영화에 데뷔했을 때부터 부자지간이라는 게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하정우의 본명은 김성훈. 현 소속사로 옮기고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을 벌이기 전 하정우로 이름을 바꿨다.

김용건은 '가문의 부활'에서 백호파의 두목이자 김수미의 남편으로 등장한다. '가문의 위기'에서 전설적인 조직폭력배 두목으로만 그려졌던 이 배역은 김수미가 남편과 행복하게 살았던 과거를 회상하는 신이 빈번하게 등장하며 중요 인물로 올라섰다. 흰 양복과 중절모, 빨간 머플러를 멋있게 두른 김용건은 한 때 연예계에서 가장 패셔너블한 배우로 꼽혔던 전성기를 짐작케 한다.

하정우는 뮤지컬 영화 '구미호 가족'에서 춤과 노래 솜씨를 뽐내며 배우로서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그는 "이제 '김용건의 아들'이라기보다 하정우로 불러주는 사람이 더 많다"면서도 "주현 선생님, 박준규 선배가 아버지와 가까운 분들이어서 삼촌 같았고, 오랜만에 친척을 만난 듯 화기애애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며 아버지의 그늘을 언급했다.

김원희와 김정은의 대결도 볼 만하다. 김정은은 '가문' 시리즈의 원조인 '가문의 영광'으로 3탄까지 나오게 하는 길을 열었다. 그런 김정은이 올 추석에는 '잘살아보세'로 '가문의 부활'에 도전장을 내민 것.

김원희는 '가문의 위기'에 이어 모든 캐릭터가 그대로 등장한 '가문의 부활'에 출연하며 '가문' 시리즈의 흥행 영광을 이어갈 태세다.

김원희와 김정은은 개인적으로 아주 친밀한 사이. 연예인 봉사모임인 '따사모(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의 핵심 멤버인 두 사람은 동료 배우 이상으로 친한 사이다. 얼마 전 MBC FM(91.9㎒) '오후의 발견'을 진행하고 있는 김원희가 "청취율 조사기간이니 두말 말고 나와라"라고 'SOS' 요청을 하자 김정은은 두말 없이 달려가 생방송 도중 듀엣으로 노래까지 부르는 후원을 하기도 했다.

김정은은 "원희 언니가 겉으로는 터프해보이고 씩씩하지만 여리고 여성적인 감성을 갖고 있다. 자신은 모르지만 보수적인 편이라 절대 도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아 배울 점이 많다"며 "하필이면 영화가 같이 붙게 됐지만 서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백윤식은 아들 도빈 군과 나란히 '타짜'에 출연했다. 백윤식은 고니의 스승인 평경장으로, 백도빈은 도박판 건달 곽철용의 오른팔로 고니와 사투까지 벌이는 인물 용해로 출연했다. 이들은 이미 '범죄의 재구성' 때도 함께 출연했지만 백도빈의 출연 분량이 늘어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동훈 감독은 "도빈 군이 얼굴이 하얗고 잘생겨 영화에서 무척이나 튄다"고 웃으며 "앞으로 가능성이 많은 친구"라고 칭찬했다.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치게 된 이들의 승부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해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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