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소녀' 마르티나 힝기스(8위.스위스)가 총상금 14만5천달러가 걸린 2006 한솔여자코리아오픈 단식 2회전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해 탈락했다.
톱시드를 받고 출전한 힝기스는 28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테니스 센터코트에서 벌어진 2회전에서 인도의 '떠오르는 별' 사니아 미르자(59위)에게 1-2(6-4 0-6 4-6)로 역전패, 쓸쓸히 짐을 싸게 됐다.
지난 주 인도에서 벌어진 선피스트오픈 4강전에서 미르자를 2-0(6-1 6-0)으로 누른 뒤 우승까지 차지한 힝기스는 불과 1주일도 채 안돼 한국에서 벌어진 리턴 매치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이번 대회 1,2번 시드를 받은 힝기스와 마리아 키리렌코(29위.러시아)가 초반에 모두 탈락하면서 우승의 향배는 좀처럼 점칠 수 없는 쪽으로 흐르게 됐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지 힝기스는 1세트부터 미르자에 고전한 끝에 6-4로 힘겹게 이겼다.
국내 남자 대학 랭킹 1위로 이번 대회에서 힝기스의 연습 파트너로 나서고 있는 안재성(건국대)은 "경기 전 연습 샷 때부터 유독 실수가 많이 나오는 등 힝기스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2세트 들어 미르자의 힘 넘치는 스트로크에 힝기스의 리턴 샷이 번번이 네트에 걸리며 이변의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 힝기스는 두 번째 세트 0-4로 뒤지자 이후에는 체력 비축 차원에서 세트를 완전히 포기하는 인상을 줬다.
미르자는 파워와 예리함을 동시에 겸비한 포핸드 스트로크와 양손 백핸드 스트로크를 앞세워 힝기스를 좌우 코트로 부지런히 몰았고 결국 대어를 낚았다.
특히 네트 위를 얕으면서도 힘차게 넘어가는 미르자의 포핸드 스트로크는 팬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기에 충분했다. 171㎝의 크지 않은 키에서 마치 내리 찍어 누르듯 때리는 미르자의 포핸드는 그만이 칠 수 있는 최고 장기였다.
힝기스도 "미르자의 스피드와 포핸드 스트로크를 이길 수 없었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미르자는 "지난 주 쉽게 졌기에 오늘은 한 세트라도 딴다는 생각으로 나섰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밝게 웃었다.
8강이 겨루는 3회전에 진출한 미르자는 비르기냐 루아노 파스쿠알(72위.스페인)과 4강 진출을 다툰다. 파스쿠알은 지난해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복식 정상에 오르는 등 복식 전문 선수로 명성이 자자한 선수다.
또 파스쿠알과 여러 차례 복식에서 호흡을 맞춘 파올라 수아레스(226위.아르헨티나)도 카탈리나 카스타노(44위.콜롬비아)를 2-0(6-4 6-3)으로 누르고 8강에 합류했다.
이진수 한솔오픈 토너먼트 디렉터는 "힝기스와 키리렌코가 탈락했지만 파스쿠알과 수아레스에게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들은 2004년 윔블던을 제외하고 3개 메이저대회 복식을 휩쓴 복식 전문 선수들인데 단식에서도 좋은 기량을 펼칠 것"이라며 팬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했다.
한편 핌 베어벡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센터 코트에서 힝기스의 경기를 관전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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