伐草(벌초) 철을 지내면서 조상 무덤의 앞날을 걱정하게 되는 집안이 더 늘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유지'관리가 어려워지리라 내다보는 탓이다. 때문에 상당수 완고하던 가문까지 생각을 바꿔 埋葬(매장)을 포기한다. 전국의 화장 비율이 2000년(33.7%)과 작년(52.5%) 사이 5년 만에 50% 이상 폭증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작년 화장률은 대구가 40% 선으로 낮았을 뿐 부산은 75%에 달했다고 한다. 덩달아 가족묘의 형태 또한 달라져, 적잖은 가문들이 오래된 조상 무덤을 없애고 火葬(화장) 납골묘로 모시기에 이르렀다. 더욱이 지금은 그 납골묘 마저 옛날 얘기가 될지 모를 또 다른 국면에 도달했다.'樹林葬'(수림장) '樹木葬'(수목장) 같은 새로운 장례 방식이 관심 대상으로 급부상했고, 이제는 '自然葬'(자연장)이란 보다 확장된 개념까지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매장에서 화장으로의 의식 중심 이동은 가히 혁명적인 변화라고 평가해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 방향은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희망해 왔던 바람직한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의식 변화가 실행으로 연결되도록 충분한 뒷받침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화장 능력 늘리기가 화장률 상승세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도 중요한 하나의 요점이다. 지난 음력 윤7월에는 날마다 화장장 인터넷 예약 전쟁이 벌어졌다는 지역이 있었다. 대구 화장장에서는 장의차들이 순서를 기다리느라 장사진을 이루는 때가 드물잖다고 했다. 改葬用(개장용) 및 애완동물용 소형 爐(노)를 따로 개설해 화장장 전체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귀담아 들을 만하다.
수림장'자연장용 숲이 제대로 공급될 수 있는지 점검돼야 한다는 지적 또한 의미있다. 그러고 보니 公共(공공)의 장례용 숲이 마련됐다는 보도는 본 적이 없다. 일부 사설 숲이 생겼다지만 사용료가 비싸다고 했다. 일부에선 벌써부터 남의 산 숲에 유골을 묻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나라에서 싸게 공급하는 수림장용 숲의 필요성이 검토돼야 하는 所以(소이)이다. 장례의식의 변화라는 모처럼의 好機(호기)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 현재 진행 중인 관련 법률 개정 작업이 이런 현실적 필요들을 제대로 수용했는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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