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2년차 투수 오승환(23)이 한 시즌 아시아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세우는 과정은 아슬아슬했다.
1일 프로야구 삼성과 현대가 맞붙은 수원구장.
오승환은 지난 달 28일 LG전에서 시즌 46세이브를 챙겨 2005년 일본프로야구 이와세 히토키(주니치)가 보유한 아시아 한 시즌 최다세이브와 타이를 이루고 있었다.
삼성은 정규시즌이 다음 날 현대전에서 끝나기 때문에 오승환은 세이브를 추가할 기회가 두번 밖에 없었다.
이날 오승환의 아버지 오병옥(55)씨와 어머니 김형덕(51)씨도 신기록을 세울 아들을 응원하러 경기장을 찾아 관중석에 앉아 있었다.
삼성은 0-0으로 팽팽하던 4회 초 볼넷 1개와 안타 3개로 3점을 뽑아 앞서나갔고 외국인 투수 제이미 브라운은 7이닝 동안 현대 타선을 4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틀어막았다.
8회 말부터 '특급 계투' 권오준-오승환을 투입하면 쉽게 세이브를 챙길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8회에 삼성의 4번 심정수가 무사 1루에서 상대 정민태를 상대로 좌측펜스를 넘기면서 점수는 5-0으로 벌어졌다.
결국 삼성은 8회 말 크게 앞서는 상황에서 브라운 다음으로 좌완 오상민을 투입했다.
오상민은 대타 김동수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채종국을 3루 땅볼로 막았지만 후속 정수성과 유한준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주자가 모두 득점하면 5-3까지 쫓기는 위기에서 삼성은 권오준을 투입해 이택근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한 뒤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오승환은 2사 만루에서 대타 전근표를 포수 파울 플라이로 가볍게 처리한 뒤 9회 말에도 특유의 돌직구를 앞세워 홍원기, 강병식, 강귀태 등 세 타자를 범타로 처리해 세이브를 손에 쥐었다.
결과적으로 삼성의 두번째 투수 오상민이 위기를 만든 덕분에 극적으로 오승환의 세이브 신기록이 달성될 수 있었던 셈이다.
오승환은 경기 직후 "오늘 기록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평소처럼 편안하게 몸을 풀었다"면서 "기록을 세웠다는 것이 크게 실감나지 않는다"면서 '돌부처'라는 별명처럼 담담하게 말했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진심으로 축하한다"면서 "대졸 2년차로서 대단한 기록을 세웠고 앞으로 몇 가지만 보충하면 더 훌륭한 투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흐뭇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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