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절반의 성공'…2006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결산

'절반의 성공'.

지난 한달여 동안 대구를 오페라의 향연 속으로 몰아 넣었던 '2006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1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국립극장 '일 트로바토레' 공연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뜨거운 오페라 열기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도 많았다.

올 축제 최대 화두는 창작 오페라 '불의 혼'. 국채보상운동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대구시가 제작한 '불의 혼'은 합격점을 받았다. 지방이 갖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국채보상운동 정신을 잘 살린 수준 높은 작품이라는 호평을 얻었다.

강석중 경남대 교수는 "한문체로 인한 대사 전달력 부족과 극적 긴장감을 떨어 뜨리는 음악, 대중적 측면을 보완하면 더 훌륭한 수작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오페라단 '투란도트', 대구오페라하우스와 독일 칼스루에 국립극장이 함께 만든 '박쥐', '일 트로바토레'도 화려한 무대, 코믹한 연기, 극적 긴장감 등 대중성과 예술성이 조화된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불의 혼' 개막 공연이 만원을 이룬 것을 비롯, '투란도트'와 '박쥐'가 각각 98%, 96%의 높은 객석점유율을 보였다. '소프라노 조수미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돼 티켓을 구하려는 시민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소오페라 공연과 프리 콘서트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그랜드 오페라 공연 위주의 단편적인 레퍼토리에서 벗어나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했다. 하지만 일부 소오페라 공연이 대구시민회관, 대구문화예술회관 등 대극장에서 이뤄진 것은 흠으로 남았다. 유성동 행복한 문화의 집 대표는 "출연진의 표정 연기와 호흡을 느끼며 소오페라를 즐기기에는 대극장 보다 400~500석 규모의 중·소극장이 적합하다"며 "생활 속 작은 오페라 활성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랜드 오페라의 높은 객석점유율에 비해 국립민속국악원의 '新 판놀음'은 안숙선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 등 유명 국악인들이 펼친 보기 드문 공연이었으나 객석 점유율이 57%에 불과해 우리 것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 부족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을 축제 명예조직위원장으로 위촉해 놓고도 활용하지 못한 점, 축제 기간 중 김완준 대구오페라하우스관장이 사임 의사를 표명한 것도 구설수에 올랐다.

최영은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조직위원장은 "개막작으로 창작 오페라를 올릴 정도로 고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며 "하지만 축제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축제 전반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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