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임신 기피 확산 인류 재앙?…국가적 존망 위기

임신과 출산은 더 이상 여성이나 가정사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의 존망이 걸린 국가 중대사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저 출산율(1.08)과 최고속 초고령화(프랑스 154년, 미국 86년, 한국 26년)를 보이고 있어 이대로 간다면 몇 백년 안돼 나라가 사라질 수도 있다. 혼자만의 상상이 유엔미래포럼에서 예측한 엄연한 사실이다. 그래서 늦었지만 여성들이 행복하게 임신하고, 즐겁게 출산할 수 있도록 하는 날까지 생겼다. 오늘 10일 '임산부의 날'이 그날이다. 너무 늦었지만, 나라와 지자체 그리고 가정이 혼연일체가 되어 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돕는 것은 당연하다.

◇ 대구는 출산비상 도시

사실 대구는 출산 비상 도시이다. 대구의 2005년말 현재 출산율은 0.99이다. 이는 세계최저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 평균 출산율 1.08에 못미치는 초저출산율이다. 출생아 감소비율(28.3%)도 전국 평균(25.2%)을 앞서고 있다. 타 도시로의 인구이동 뿐 아니라 인구의 자연감소와 출생아수 격감으로 대구의 미래가 암울한 상황이다. 실제로 대구의 유년 인구(0~14세)는 출생아 수 감소로 인하여 2001년(52만3천778명)에 비해 3만9천명 줄어든 48만4천446명으로 집계됐다. 2004년 대구의 총 출생아수는 2000년(3만2천234명)에 비해 9천명(28.3%) 감소하여 2만3천108명에 그쳤다. 대구시와 인구보건복지협회, 각 구군청은 임산부를 위한 묘안들을 내놓고 있다. 대구시는 저소득계층을 위한 출산도우미를 지원하고 있다. 소득에 따라 출산도우미가 필요하면 2주 내지 3주 동안 시비로 출산도우미를 보내준다. (문의 053-803-0114, 보건과)

◇ 태교 음악회도 열려요

보건복지부가 정한 '임산부의 날'(10월 10일)을 맞아 임산부의 정서를 안정시키고 태아의 감성을 키울 수 있는 태아음악회가 잇따라 열린다. 대구 수성구청과 수성구보건소는 10일 오후 7시 대구수성관광호텔에서 태교음악회와 태아와 함께 가족사진 찍기행사를 무료로 갖는다. 임산부 기체조, 태교강좌(여성메디파크 여준규 원장) 태교음악회, 태아와 사진찍기(협찬 아이갤러리 장용근 대표)도 열린다. 태아가족사진찍기는 임신과 출산이 생애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다.

대구시도 인구보건복지협회 대구경북지부와 함께 13일 오후 7시 대구시민회관에서 '자녀는 우리의 희망'을 주제로 한 태교음악회를 연다. 다음까페 대구맘(http://cafe.daum.net/daegumam)과 동아백화점의 후원으로 열리는 이 태교음악회는 영화 미션의 주제곡 가브리엘 오보에, 보이소프라노의 타이타닉 주제곡 등이 연주된다.

◇ 행복한 10개월의 기다림

최근 임산부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산모 가방이 큰 인기이다. 대구 수성구 보건소가 임산부 육아교실을 수료한 여성에게 나눠주는 산모가방(사진)은 젖병우유통 물병 기저귀 손수건 아기 장난감까지 넣어서 들고 다닐 수 있어 아주 편리하다. 산모가방도 가방이지만 육아교실(주부를 위한 낮교실, 직장맘을 위한 야간교실)도 태교와 순산을 위한 뇌호흡, 기체조, 복식호흡, 연상법, 발맛사지, 비즈공예 등을 알차게 짜여있다. ID가 아라녀(cham 93)인 한 여성은 임산부 까페 지후맘에 "기체조 쌤도 좋고, 체조 끝나고 다리 안마해주는 기계를 쓸 수 있었던 것도 좋고, 베이비 맛사지 강의는 그동안 다닌 육아교실 가운데 최고"라며 수성구 보건소 임산부 교실을 강추했다.

◇ 22만명이 모인 임산부 까페, 와 보세요

요즘 임산부들은 혼자이지 않다. 또래 임산부끼리 인터넷을 통해서, 각종 정보를 주고 받는다. 무려 22만명이 넘는 멤버가 활동중인 지후맘(http://cafe.naver.com/imsanbu.cafe)은 임신, 출산, 육아 정보는 물론 수다떨기도 맘껏 할 수 있다. 지역맘, 쌍둥이 맘, 직장맘, 예비맘, 남편방 등등이 따로 있어 자신에게 가장 맞은 정보를 선택적으로 고를 수 있다. 임산부닷컴은 '임신한 우리는 이 땅의 진정한 애국자'를 주제로 '임산부 불편이야기 및 임산부의 날 축하 메시지 남기기' 행사를 10월 31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임산부닷컴에는 대동女지도, 두근두근 첫임신, 마이캘린더 등 임산부 만을 위한 차별화된 맞춤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 자칫하면 손주 얼굴도 못봐요.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에 사는 한 부부는 지난 6월 아들을 장가들였다가 최근 며느리의 임신 소식을 들었다. "초음파 태아사진을 찍어와서 자랑하듯이 시아버지께 막 보여주고 그러는데 일견 민망하고, 일견 며느리가 애를 가졌다니 고맙더라."고 얘기하자 친구들은 이구동성으로 충고했다. "당장 축하한다고 며느리에게 선물하나 해주고, 산후조리에 들 비용을 챙겨서 갖다줘. 그렇지 않으면 손자손녀 얼굴도 안보여줘."

중년 시어머니들이 생각하면 세상 달라지는게 무서울 정도다. 그 시절에는 임신하면 부끄러워하고 표시를 내지 않으려고 할 정도로 결혼한 여성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 딩크족 아니니 다행이죠

그러나 달라졌다. 자녀들이 결혼에 별 관심이 없고, 겨우 혼사를 치르고 나면 며느리들이 애낳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임신 자체가 대단한 일이 되어버렸다. "애 하나 낳는 것을 갖고 그렇게 기고만장하냐."고 느껴질 정도지만 시어머니들은 내색을 하지 않는다. 애를 낳지 않고, 맞벌이하며 부부끼리 즐기려는 딩크(Double Income No Kids)족이 되지 않는 것만 해도 반갑다. 만촌동 메트로팔레스에 사는 한 종부는 "겨우 결혼시킨 아들(종손)이 유학간 지 3년 넘었는데도 임신소식이 없어 애는 언제 가지냐"고 물으면 "공부 끝나고 생각해본다."는 대답만 돌아와 자주 묻지도 못한다고 털어놓는다.

최미화 편집위원 magohalm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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