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사회에서 새터민(북한이주민)을 보는 시각은 매우 다양하다..
'고향을 등진 실향민' '행복을 찾아 나선 사람들' '북한인권문제의 실체' '이주 노동자' '민족 분단의 증거' 등등 많은 지칭이 있다. 어느 특정 개념 하나만으로 새터민의 삶을 명확하게 설명하기란 무척 어려운게 사실이다.
북한이주민 지원활동은 전인적(全人的)관심을 가지고 전체와 부분을 아우르는 통시(通時)적 인간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
처음에 우리들은 정리되지 못한 심정으로 북한이주민들을 만났고, 그리고 수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와 똑같은 형제, 자매를 만났을 뿐, 아무런 차이가 없는데도 아직까지 그분들을 북한이주민이라 부르며 어색하게 대하고 있다.
북한이주민이 취업하고 결혼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데도 취업을 하면 놀라고, 특히 결혼을 남한사람과 하면 더욱 놀란다.
이유야 어떠하든 이민을 가거나 혹은 역사의 아픔으로 남아있는 사할린 동포나 중국 동포들, 중앙아시아에 흩어져 사는 한 많은 우리 민족의 역사를 아무도 굳이 우리와 분리하려 들지 않는다. 그런데 유독 북한이주민이라고 하면 뭔가 다르고, 구분지어야 할 것 같고, 왠지 께름직하게 느낀다. 우리의 인색한 모습이다.
이 일에 종사하는 우리조차도 때때로 이런 인식에 무척이나 길들여져 있는 것 같아 순간 놀라기도 한다. 그리고 왜 이런지를 생각해 보니 우리 속에 너무 오랫동안 갇혀서 이미 단절된 이념의 굴레에서 스스로 해방감을 못 얻고 이 일을 하고자 했으니 그리 어색하고 어눌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깊은 밤, 시름하면서 말로만 이분들을 사랑하지 말게 해 달라고 용서를 빌었고 점차 우리 북한이주민을 이해하려 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생명으로 느끼고 있다.
우리들은 잘못된 잣대로 장점보다 단점을 먼저 지적하고 북한이주민들을 평가절하하려는 이 어둡고 허상 같은 긴 터널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북한이주민들과 함께 넉넉히 사는 우리 지역사회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한재흥 목사 (사)자원봉사능력개발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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