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이 대권 레이스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경선 룰을 놓고 벌써부터 팽행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 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에 대해 박 전 대표는 "(경선 룰을) 한 점도 고쳐서는 안된다"며 강한 반대 의사를 밝힌 반면, 이 전 시장은 "당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비치는 등 온도차를 보이고 있는 것.
박 전 대표는 9박 10일간의 벨기에.독일 방문을 마치고 2일 귀국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여부와 관련, "개개인의 사정이나 유.불리에 따라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9개월간 당원 의견을 종합해 만든 것을 쉽게 바꾸면 문제가 제기될 것이다. 한 자라도 고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예상 밖'의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이 전 시장은 이날 지하철 공사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은) 당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라며 "다만 승리를 위해서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황에 따라 경선 룰을 변경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당내 대권 예비주자로서 박빙의 1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 사람이 이렇듯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는 데에는 각 자의 셈법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의 경우, 2년 3개월간 당 대표를 역임하면서 당내 조직을 상당 부분 장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래서 현행 당헌상 대선주자 경선 방식인 당원 대 일반국민 50대 50의 비율을 적용할 경우, 이 전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7.11 전대에서 강재섭(姜在涉) 대표가 일반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 앞선 것으로 여겨졌던 이재오(李在五) 최고위원을 누르고 당선된 데에는 박 전 대표가 막판 당 조직을 활용해 지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자신과 가까운 이 최고위원이 조직표에 의해 분루를 삼킨 것을 목격한 이 전 시장으로서는 현 행 경선 방식이 썩 달가울리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
여기에다 이날 공개된 4개 중앙 일간지의 대권주자 지지도 여론 조사결과 3개 신문에서 1위, 나머지 1개 신문사에서 박 전 대표와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할 만큼 일반 국민에 대한 지지도에서는 앞서고 있다는 자신감도 경선 룰 변경에 긍정적인 이유일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편 당내에서는 '경선 룰 변경 불가'라는 박 전 대표의 강경한 태도에 대한 반응이 엇갈렸다.
개혁성향의 한 소장파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선 룰이 성경 바이블도 아니고, 절대 진리도 아니다. 상황 변화나 정당 구성원의 요구가 있으면 토론을 해보고 결정하는 것이지 왜 그렇게 경직된 입장을 보이는지 모르겠다"면서 "선거는 상대가 있는 것인데 폐쇄성을 갖고 하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반면 대구출신의 한 초선의원은 "현 경선제도는 당시 이 전 시장과 친한 홍준표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던 혁신위가 만든 것이다. 이제 와서 유리하게 가려고 오픈 프라이머리를 주장하는 것"이라며 "여당의 고육지책을 무비판적으로 따라가는건 여당 아류에 지나지않는다"며 박 전 대표의 입장에 동조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