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라 금·은 입사 자료 마구류에서도 확인

계림로 14호분 출토품 보존처리 과정서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홍남)과 국립경주박물관(관장 김성구)은 1973년 발굴된 경주 계림로(鷄林路) 14호분 출토 유물에 대한 보존처리 작업 과정에서 안장가리개(안교. 鞍橋)와 허리띠꾸미개(과판)에서 화려하고 정교한 신라의 금·은 입사(入絲) 기법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이런 사실은 경주박물관이 1999년 이후 계림로 14호분 발굴보고서 발간 작업을 위해 관련 출토유물에 대한 X-레이 사진 분석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났다.

금은입사 기법이 확인된 유물은 말안장 중 앞과 뒤를 가리는 가리개 2벌과 띠고리꾸미개 4점이다.

말안장가리개는 쇠판(鐵板)의 전면(全面)에 가는 홈을 내고 그곳에 각각 금과 은을 메워 무늬를 나타냈다. 한 벌은 금, 다른 한 벌은 은으로 장식했으며, 도안한 무늬는 용(龍)과 톱날로 확인됐다.

띠고리꾸미개는 맞새김(투조. 透彫)으로 무늬를 새기는 한편, 그 무늬를 따라 금은을 입사했다. 여기에서 확인된 무늬는 확실하지 않으나 새나 식물의 넝쿨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신라의 금은입사 자료는 주로 큰칼의 자루나 칼몸에 새긴 물고기·용·거북 등 무늬와 글씨로서, 경주 호우총과 창녕 교동(校洞)고분 및 계성(桂城)고분 출토품이 대표적이며 경북 안강(安康)에서 출토됐다고 전하는 유물도 있다.

이 외에 화살통이나 허리띠에서 이런 기법이 확인되기도 했다.

경주박물관은 "이번에 확인된 자료는 신라에서 금은입사가 훨씬 광범위하게 적용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아울러 계림로 14호분의 성격이나 무덤 주인의 신분에 대해서도 더욱 진전된 연구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말안장가리개와 달리 띠고리꾸미개는 바깥쪽에 은판(銀板)을 덧대 장식성을 높였다.

5세기 중반-6세기 초반에 축조됐다고 생각되는 계림로 14호분은 보물 635호로 지정된 서역계 장식보검(裝飾寶劍)이 출토된 것으로 유명하지만 발굴보고서가 나오지 않아 자세한 발굴사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 금은입사 유물 외에도 이곳에서는 말띠꾸미개(행엽. 杏葉), 말발걸이(등자), 청동그릇(靑銅盒), 쇠살촉(鐵鏃), 투겁창(鐵矛), 숫돌(砥石), 큰칼(大刀), 항아리형 토기(土器壺) 등이 출토됐다.

경주박물관은 내년 하반기쯤 계림로 14호분 발굴조사보고서를 출간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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