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도박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법안이 지난 주말 미 의회에서 통과된데 이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금주중 이 법안에 서명할게 확실해 인터넷 도박 이용객들은 물론 주식시장에도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의회 내 공화당은 지난달 30일 금융기관과 신용카드 업체들이 신용카드 사용, 수표 및 전자펀드 이전 등 온라인 도박의 결재를 허용하는 것을 불법화하고 온라인 도박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미 미국 내에서 불법화돼 있는 인터넷 도박 규제를 한층 강화, 사실상 인터넷 도박을 전면 봉쇄하는 법안에 금주중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 언론들이 2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이번에 통과된 새 법률의 시행세칙안을 마련해야 하며, 관련 금융기관들은 향후 9개월 내에 거래관행을 수정해야 한다.
이 법안의 발의자인 짐 리치 하원 의원은 법안 통과 후 "얼마나 많은 미국 가정이 인터넷 도박에 따른 가산 탕진으로 슬픔에 잠겼는지 알 수가 없다"고 법안 처리를 환영했다.
그는 또 "만약 의회가 이 법안을 처리하지 않았다면 도박꾼들은 가정의 컴퓨터에서 뿐만 아니라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차를 몰고 가는 도중이나 휴대폰이나 영화를 보기 위해 줄을 서있는 순간에도 블랙 배리를 통해 도박을 하는 게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 발의자들 중 한 명인 공화당의 보수성향 존 카일 의원도 인터넷 도박을 끊을 수 없는 '마약'에 비유하면서 "인터넷 도박은 도덕적인 위협"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은 매년 인터넷 도박으로 수십억달러의 판돈이 오가고 있으며, 인터넷 도박 사이트는 2천300개에 달한다.
특히 인터넷 접촉빈도가 높고 감수성이 예민하고 이성적 판단력이 약한 청소년들이 인터넷 도박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 펜실베이니아의 애넌버그 공공정책센터가 지난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남자대학생의 26%가 최소한 한 달에 한번 이상 온라인 게임기를 통해 도박을 하며, 전체 대학생의 약 10%가 온라인 도박을 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미 하원은 지난 7월 인터넷 도박 금지법안을 가결했으나, 상원은 아직 유사법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 도박 금지법안은 그러나 각 주의 당국이 운영하는 복권 판매 사업 및 경마는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그간 인터넷 도박 금지법안 찬성론자들은 인터넷 도박의 폐해가 너무 크고, 특히 청소년들의 사행심을 조장한다고 주장해온 반면, 반대론자들은 공화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덕을 강조하는 보수층 표를 의식, 성인에 대해서도 불필요한 규제를 하는 것이라고 반박해 왔다.
인터넷 도박 업체 이용자들 가운데 약 절반은 미국인이지만 이들 업체는 거의 대부분 미국 이외의 지역에 본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 의회의 법안 처리 소식으로 2일 세계 최대의 온라인 도박업체인 영국의 파티게이밍과 스포팅베트의 주가가 수직 하락했다고 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파티게이밍 사는 "부시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할 경우 미국에서 사업을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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