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운재, 왜 베어벡호에서 탈락했나?

베어벡 "장기결장에 따른 경기감각 저하가 이유"

핌 베어벡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칼날 같은 선수 선발 기준은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에 빛나는 한국 축구의 대표 수문장 이운재(33.수원)도 비켜 갈 수 없었다.

베어벡 감독은 2일 오후 가나와 평가전(8일) 및 시리아와 2007 아시안컵 축구 예선전(11일)에 나설 '3기 베어벡호' 엔트리를 새롭게 발표하면서 이운재를 전격적으로 탈락시켰다.

이날 오후 일본에서 돌아온 베어벡 감독은 숙소인 서울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압신 고트비 및 홍명보 코치, 코사 골키퍼 코치를 모아 긴급 코칭스태프 회의를 가진 뒤 30명의 대표선수 명단을 새로 구성했다.

이날 회의에서 코칭스태프는 안면 골절상을 당한 정인환(20.전북)을 제외하고 러시아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김동현(22.루빈 카잔)을 뽑는 과정에서 이운재도 함께 탈락시키는 힘든 결정을 내렸다.

이운재의 탈락 이유는 '장기결장에 따른 경기 감각 저하'이다. 베어벡 감독은 안정환(30)을 그동안 대표팀에서 제외하면서 "소속 클럽을 정하지 못하면 앞으로도 대표팀에서 뛰기 어렵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그라운드에서 계속 서지 못하면 아무리 이름값이 있는 선수라도 제대로 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상황에서는 대표팀에 뽑힐 수 없다는 감독의 지론을 강조한 것.

이 기준에서 이운재 역시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운재는 지난달 6일 대만과 아시안컵 예선전에서 자신의 자신의 A매치 101번째 출전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이운재는 소속팀 경기에서 제외되고 있었다.

이운재는 지난 7월 15일 경남FC와 2006 삼성하우젠컵 경기 도중 오른쪽 무릎 뒤편 근육 통증을 느껴 후반전 시작과 함께 박호진(30)과 교체됐다. 당시 부상으로 이운재는 K-리그 경기뿐 아니라 지난 7월 28일 '1기 베어벡호' 소집에서도 제외됐었다.

금방 회복할 것이라는 이운재의 부상은 예상보다 길어졌고, 결국 컵 대회 4경기를 시작으로 지난 8월 FA컵 2경기와 K-리그 후기리그 7경기 등 총 13경기에 연속 결장하고 있다.

이운재는 부상에서 회복된 뒤에도 무패 가도를 달리는 소속 팀의 리듬을 계속 살리겠다는 차범근 감독의 판단에 따라 백업 멤버로 벤치를 지키고 있어 언제 그라운드에 복귀할 지 미지수인 상태다.

결국 베어벡 감독도 시리아와 아시안컵 예선전의 중요성을 고려해 경기 감각이 좋은 김영광(전남)과 김용대(성남)를 주축으로 골문을 지키게 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이운재를 탈락시키는 고육지책을 선택했다.

한편 이운재는 이날 대표팀 탈락 소식을 접한 뒤 대한축구협회 홍보실 이원재 부장과 전화 통화에서 "내가 못해서 대표팀에 탈락한 것 같다. 더 노력해서 다음 기회에 반드시 대표팀에 뽑히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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