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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내정…원동력은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이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 제4차 예비투표에서 사무총장 선임을 사실상 결정지은 데는 우리 정부의 측면 지원과 한국이 갖는 국제사회에서의 평판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데 점에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반 장관의 선전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이라는 브랜드가 갖는 호소력이 통한 것으로 해석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과 15년 전 북한과 함께 유엔에 가입한 한국이 50여년을 이어온 분단 상황 속에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신장 등 유엔의 이상을 앞장서 실현해 냈다는 점이 크게 어필했다는 것이다. 또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이해관계가 얽힌 강대국들 틈바구니에 자리한 우리나라가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하겠다고 나섰음에도 이들 강대국이 반대하지 않은 것 자체가 한국 외교의 승리라고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선거 전략과 관련, 우리 정부가 '실권'을 가진 5대 상임이사국들의 지지를 확보하는데 그치지 않고 전체 유엔 회원국들에게 다가간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있다. 정부는 실질적인 사무총장 결정권한을 가진 15개 유엔 상임이사국의 지지를 얻는 차원을 넘어 전 세계에 걸쳐 반 장관에 대한 지지를 확산시킨다는 전략을 쓴 것이 결국 주효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각 대륙별 안보리 이사국만 타깃으로 삼은 것이 아니라 세계 각국을 상대로 '선거운동'을 벌임으로써 반장관이 안정되게 지지세를 확장해 나갈 수 있었다고 정부 당국자들은 입을 모은다.

반 장관이 한 대륙에서 전반적으로 지지를 받을 경우 그 대륙의 안보리 이사국이 반대표를 던지기가 어려울 것임을 감안한 선거 전략이 성공했다는 것. 1~4차 예비투표를 거치는 동안 반 장관에 대한 지지가 큰 진폭을 보이지 않은 채 꾸준히 높게 나타난 점은 이 같은 전략이 주효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동맹국인 미국 외에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주변 강대국들 사이에서 반 장관이 한쪽 입장에 치우치지 않는 후보라는 인상을 심어준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평가를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취한 스탠스로 미뤄 반 장관이 유엔 사무총장이 될 경우 특정 국가의 이해에 봉사하지는 않으리라는 믿음을심어 준 것이 성공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반 장관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의 외교장관과 수시로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하면서 접촉면을 넓혀간 것이 자신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36년의 화려한 외교관 경력과 온화한 인품 등 자질면에서 타후보에 비해 모자람이 없었다는 점도 선전에 큰 동력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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