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서해대교에서 짙은 안갯속에 29중 차량 추돌사고에 이어 잇따른 화재가 발생, 11명이 사망하고 46명이 부상했다.
이 사고로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서해대교 구간이 7시간40분 동안 전면통제됐으며, 하행선도 사고처리 여파로 극심한 차량 혼잡을 빚었다.
◇사고 순간
3일 오전 7시50분께 경기도 평택시 포승면 만호리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 서해대교 북단에서 1㎞ 못 미친 지점(목포기점 279.8㎞) 3차로에서 25t 화물트럭(운전자 이모.48)이 앞서가던 1t 트럭(운전자 김모.54)을 들이 받았다.
추돌 후 25t 화물트럭은 2차로로 튕겨 나왔고 이어 2차로를 뒤따르던 봉고승합차와 화물트럭, 버스, 승용차 등 27대가 연쇄추돌했다.
추돌사고에 이어 한 화물트럭의 엔진이 떨어져 나오며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 차량 12대에서 잇따라 불이 났으며 승용차 8대를 실은 대형 트레일러도 불길에 휩싸였다.
이 사고로 김광민(39.인천 남구 주안동)씨 등 11명이 숨졌으며, 46명은 중경상을 입고 충남 당진 백병원과 경기 평택 중앙성심병원 등 10여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중이다.
이날 고속버스를 이용, 전북 군산에서 서울로 가던 윤모(40)씨는 "승객 10여명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 갑자기 추돌사고가 일어나 깨진 유리창문으로 탈출했다"며 "차에서 내려 보니 연기가 났고 주변에서 강력한 폭발소리와 함께 여기 저기서 신음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늑골과 팔 골절상을 입은 김모(40.여)씨는 "안개가 너무 끼어 20m 앞도 분간하지 못할 정도였는데 우리가 탄 봉고차 바로 앞에 트럭이 비상등도 켜지 않은 채 서있어 추돌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충남과 경기소방본부 119구조대와 소방차량 20여대가 출동, 진화 및 구조작업을 벌였다.
사망자 11명 가운데 8명은 신원이 확인됐지만 3명은 화재로 인한 시신훼손이 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DNA 분석을 거쳐야 신원이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고 원인
서해대교에는 이날 오전 3시 안개주의보가 발령돼 사고가 난 오전 7시50분 현재까지 해제되지 않은 상태였으며, 사고지점의 가시거리는 15m에 불과했다.
경찰은 시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은 채 과속으로 달리던 25t 화물트럭이 1t 트럭을 들이받으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차량 12대에 화재가 발생했지만 심한 안개가 낀데다 사고차량들이 갓길까지 뒤엉키며 화재 진압차량과 구조차량의 현장접근이 어려워 사상자가 늘어났다.
첫 사고를 낸 25t 화물트럭 운전사 이씨는 사고후 2차로에서 정차한 채 한동안 머문 것으로 확인돼 대형사고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갓길로 나오려 했으나 3차로 이용차량이 많아 신속히 차선변경을 하지 못해 20-30초 가량 2차로에 정차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씨가 앞으로 전진하며 차선을 변경했다면 대형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서해대교는 길이만도 7.3㎞에 달할 만큼 길고 직선으로 건설돼 평소 가시거리가 좋기 때문에 차량들이 과속하는 경향이 있다"며 "바다 위에 건설됐기 때문에 연간 30∼50일 정도 해무가 발생하고 해당 구간을 통과할 때 늘 주위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속도 정체 극심
사고 직후 사고지점을 중심으로 충남 송악IC- 경기 서평택IC 12.6㎞구간 상행선이 오후 3시30분까지 7시간40분 동안 전면통제됐다.
또 도로 통제로 인해 상행선 당진-송악IC 3㎞구간에서 극심한 차량정체 현상을 빚었다.
경찰과 한국도로공사는 상행차량들이 송악IC를 빠져나와 77번국도와 39번을 우회토록 했으며, 사고지점 중앙분리대를 열어 서해대교에 갇혀있던 차량들을 U턴시켜 송악IC를 이용토록했다.
화재진압 작업으로 소방차가 하행선 2개 차로를 차단함에 따라 서서울IC-매송 9.3㎞구간과 서평택-서해대교 13㎞구간 등 서해대교 인근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도 5시간여 동안 큰 혼잡을 빚었다.
특히 사고 직후 갓길로 빠져 나가려 한 '얌체 운전자'들 때문에 사고수습 차량들의 현장접근이 늦어져 구조 및 현장정리에 극심한 지장을 초래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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